국내 증시의 완만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경기민감주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업종은 은행 건설 자동차 등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된 주식들이다.
14일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외국인 자금유입이나 국내 기업 실적 개선 추이를 감안할 때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완만하게나마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저 PBR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수혜를 입을 업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도 “최근 주가 흐름이 좋은 현대중공업이나 포스코의 경우도 PBR 0.3~0.5 가격대에서 반등이 시작됐다”며 “당분간 성장주 강세는 어렵다고 보고 가격이 싼 경기민감주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기준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대비 2.95% 오른 13만950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개월간 주가 상승률은 36.1%에 달한다. 지난 6월 주가가 18만8000원까지 떨어졌던 포스코도 최근 기관매수세가 몰리며 22만원대를 넘어섰다.
매일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12개월 선행 PBR 0.3~0.5 사이에는 은행 건설 자동차 등 탄탄한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PBR이 1보다 낮다는 것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회사 청산가치를 밑돌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광주은행과 우리은행 PBR이 각각 0.32 0.34 수준에 불과했으며 하나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PBR도 0.4에 못미쳤다. 사상최저 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기업 구조조정 이슈 등으로 은행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실 기업 대출채권에 대한 충당금 설정과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2분기 은행들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바닥을 찍고 개선되는 추세다. 유승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담보 및 중소기업 시설자금 대출 수요 증가가 NIM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상쇄한 덕에 시장 기대치보다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저점대비 20% 상승한 GS건설을 포함해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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