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채권 금리가 상승한 지난달 이후 단기자금인 기업어음(CP) 발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단기성 자금을 통해 변동 장세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회사채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CP로 자금조달 창구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국내 일반 기업들이 발행한 CP 규모는 14조7635억원에 달했다. 올 들어 월간 기준 최대 수치다. 이는 지난 9월 발행규모인 13조820억원 대비 12.8%나 급증한 규모다. 기업들은 이달 들어서도 9조2767억원 어치의 CP를 발행하며 단기성 자금 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채권 금리 상승세가 이같은 현상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9월초 1.7%대에 머물렀던 3년 만기 회사채(신용등급 AA-) 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격히 상승하며 2.15%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 91일 만기 CP금리는 1.50%에서 1.54%로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기업 입장에선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은 CP로 자금조달하는 것이 나은 선택인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확대된 시점에서는 단기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들이 조달비용을 낮추고 향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CP는 1개월~1년 수준의 단기로 발행돼 3년 이상의 회사채에 비해 발행금리가 낮다. 이달 들어서는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9477억원의 CP를 발행했다. 이 중 호텔롯데는 11월에만 4200억원을 발행하며 CP를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했다. 롯데그룹은 검찰의 비자금 수사 여파로 올 하반기에는 회사채 발행을 나서지 못하고 대부분 CP에 자금조달을 의존해왔다. 이와 함께 CJ제일제당, 현대중공업 등 우량기업들도 회사채 대신 CP를 택했다.
하지만 단기 차입금이 늘면 기업 재무구조가 악화되는게 CP의 딜레마다.
이같은 상황에도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800억원을 갚기 위해 2년 만기로 800억~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 검토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밥캣 상장을 마친데 이어 배열회수보일러(HRS
[전경운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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