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경력 30년의 국내 최고 투자 고수로 손꼽히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이 최근 '로봇 투자(로보어드바이저)'에 꽂혔다.
작년 11월 국내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 사모펀드 2종을 출시했고, 이달 하순에는 해외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 사모펀드 2종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4개 펀드에 각각 고유자금 45억원(총 180억원)을 투입해 검증 작업을 거쳐 궁극적으로 올해 7월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를 내놓는 게 목표다.
성공한 펀드매니저인 그가 로보어드바이저에 꽂힌 이유는 뭘까. 강 회장은 "나도 펀드매니저 생활을 오래 했지만 많아야 300개 종목의 과거 2~3년치 몇 가지 핵심 데이터만 알고 있을 뿐"이라며 "반면 로봇은 국내외 5000개 종목의 과거 10년 이상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데이터 습득비용이 비쌌는데 최근에는 그 비용이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이제 로봇 펀드가 제대로 실현될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로봇이 굴리는 펀드가 본격화하면 인간 펀드매니저는 미래를 예측하는 영역의 투자에서만 로봇 이상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 회장은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투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인간이 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손정의(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식 미래 통찰의 영역을 기초로 한 펀드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로봇에 잠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나 투자솔루션을 국내 연금 사업자는 물론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소폭 상승하겠지만 박스권 탈출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게 그의 시각이다.
강 회장은 "작년 코스피 밴드가 1950~2050이었다면 금년에는 2000~2100 수준이 될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한국 산업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코스피 2150을 구조적으로 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펀드를 운용하면서 가장 많은 돈을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