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맨션, 강변동 빼고 통합재건축 추진

지난 2월 어렵게 상가 동의를 얻어낸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이 이번엔 강변동의 반대에 직면했다. 연내 관리처분 신청을 목표로 하는 한강맨션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계속 반대하면 강변동을 떼놓고 재건축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5일 한강맨션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 4일 추진위 집행부 회의를 열어 재건축에 반대하는 38동을 제외하고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22일 예정된 재건축 총회 이전에 토지분할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이 설립되려면 개별 동 주민 50% 이상의 동의와 전체 조합원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전체 조합원 동의 요건은 갖췄지만 아직 한강과 맞닿은 38동과 28동 주민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특히 38동 반대가 극심하다. 이대로는 재건축조합 설립이 불가능하나 38동을 재건축 추진 대상에서 빼면 가능하다. 총회 직전 38동을 재건축 대상에서 제외하는 토지분할을 법원에 청구하면 된다. 한강맨션은 총 23개동으로 구성돼 2개동이 반대해도 재건축 진행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1조 4항에 따르면 당해 토지 및 건축물과 관련된 토지등 소유자 수가 전체의 10분의 1 이하일 경우 토지분할이 완료되지 않아도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합 설립 인가와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건축아파트 가치하락도 불가피하다. 송업용 한강맨션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15~20일께 토지분할을 청구할 예정이나 그전에라도 동의서를 제출하면 38동도 재건축에 동참할 수 있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애당초 한강맨션 통합재건축의 걸림돌은 이촌동 메인 도로와 맞닿은 상가동이었다. 하지만 추진위가 상가동과 분리해 재건축을 강행하자 막판에 재건축 찬성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일부 강변동 주민이 재건축 후 지어지는 15층 높이 강변동 대신 35층까지 올라가는 안쪽동 로열층을 요구하며 갈등이 발생했다. 송 위원장은 "정관 내용에 반하는 강변동 주민 요구를 다른 동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어 부득이하게 분리 재건축을 추진하게 됐다"며 "연내에 관리처분 신청을 마치려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