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감사실이 달라지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해도 보험사 감사실 업무는 사내에서 발생한 유부남 상사와 부하 여직원의 부적절한 스캔들이나 성희롱, 성추행, 횡령과 같은 부당·불법행위를 찾아내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험사 언더라이팅(심사) 등 업무 측면에서 개선을 이끌어 민원을 혁신적으로 줄이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 보험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중간 간부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를 하는 감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를 하는 만큼 영향력이 크다.
삼성생명 감사위원회는 회사 곳곳 시스템이나 제도의 진단 기능도 한다. 예를 들면 기존 보험 언더라이팅이 직업과 질병 등에 중점을 뒀다면 진단을 통해 고액계약의 경우 보험사기와 같은 도덕적 역선택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보유자산 등을 고려해 재정적 언더라이팅을 하는 방향으로 제안을 하는 것이 있다.
이외 활용이 저조한 전산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을 제안하거나 보험가입을 위해 건강진단까지 한 예비 계약자가 실제 보험 가입을 못하는 경우를 줄여 민원을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나생명 감사실은 언더라이팅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입원일당 통합한도' 아이디어를 냈다. 예를 들어 하루에 입원일당을 10만원씩 지급하는 특약에 가입한 A라는 사람이 다수의 이런 특약에 가입하려 한다고 하자.
이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사기 우려가 있고 계약자로서도 과도한 보장 가입으로 보험료 지출이 많아진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입원일당에 대한 일정 통합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감사실이 제안했다. A씨가 이미 입원입당을 지급하는 특약에 가입돼 있다면 언더라이팅 과정에서 추가 입원일당 가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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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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