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금리인상 / 재테크 / 증권투자 어떻게 ◆
따라서 지금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포지션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비해 안전자산 비중을 적절히 늘려나가는 이른바 '바벨 전략'이 필요한 때라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단행된 미국 금리 인상은 시장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가 유망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투자 지역으로는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이 좀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박성현 블랙록자산운용 이사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최근 상향 조정했다"면서 "4∼5년간 기업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무시해선 안 된다. 이 때문에 선진국과 신흥국에 분산투자 필요성이 제기된다.
벤 레이딜러 HSBC 글로벌주식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선진국인 미국과 신흥시장에 분산투자하는 '바벨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함께 투자하면 위험을 줄이면서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추천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넘게 이어져온 글로벌 유동성 확장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주식시장에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그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은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식도 여전히 함께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선진국 주식 내에서는 미국이냐 유럽이냐에 대한 의견은 다소 갈린다. HSBC가 여전히 미국 주식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반면,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보다는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정치 리스크가 정점을 지난 유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금리 인상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꺾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선호 현상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채권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정상화 압력에 미국보다는 상대적인 여유가 있는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채권에 일정 부분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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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벨 전략 : 쇠막대 양쪽에 원반형의 쇳덩이가 매달린 '역기(바벨·barbell)'를 드는 것처럼 금융 투자에 있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동시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시장의 추가 상승과 갑작스러운 충격 가능성에 모두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재원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