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장기투자 추천 못하는 이유는?
상장 직후 이익 추락, 최대주주는 지분털고 나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그런데 일부 공모주들은 장기투자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오너와 경영진이 IPO를 자신들의 '한탕' 수단으로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관한 공작기계업체 유지인트는 2015년 4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4년과 2015년 영업이익이 각각 172억원과 127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인정받으며 한국거래소 상장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상장 1년 만인 2016년 6월 당시 대표이사였던 이현우 씨가 부인 보유 주식을 포함한 지분 36%(860만주)를 딜던쉐어즈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당 양수가액은 9222원으로 당시 유지인트의 주가 수준 4000원(100% 무상증자)을 감안해도 매우 높은 가격에 지분을 처분한 셈이다.
그러나 유지인트의 2016년 실적은 오너의 회사 매각 배경을 의아해했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켰다. 100억원대를 웃돌던 영업이익이 단 10억원으로 급감한 것. 올 1분기에는 아예 적자전환(27억원 영업손실)했다. 실적 쇼크는 주가 폭락으로 직결됐다. 현재 유지인트 주가는 300원대로 동전주로 전락한 상태다.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감안해도 주가는 1200~1300원대에 불과하지만 오너 일가는 실적이 고꾸라지기 전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도한 덕에 이미 793억원에 달하는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상장사 구색을 제대로 갖추기도 전에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들은 상장 후 실적이 급전직하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세미콘라이트·이에스브이·파티게임즈·아이엠텍·코디엠·텔콘 등이 모두 실적과 주가가 바닥을 치기 전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다. 게임업체 파티게임즈의 경우 2013년 영업이익 91억원에서 2015년과 2016년 각각 63억원, 86억원의 손실이 나는 등 상장(2014년 11월) 전후로 실적 차이가 극심했으며 무선통신부품 제조업체로 기대를 모았던 텔콘은 실적 급감 전 최대주주 변경-바이오 신사업 진출로 불과 상장 1년 반 만에 전혀 다른 회사가 됐다.
정황상 내부 정보를 이용한 오너들의 지분 처분 사례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규제나 조치는 어려운 상태다. 특히 상장 후 실적 급감 징후를 상장심사에서 거르지 못한 한국거래소와 상장 업무를 돕는 증권사들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최근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에 대해 환기시키는 등 관리를 강
개인 투자자들이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막연한 공모주 투자를 지양하고 최대주주들의 지분율 변동에 관심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