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증시 시총 2000조 시대 ◆
↑ 29일 코스닥이 전 거래일보다 13.93포인트(1.53%) 상승한 927.05에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70원 오른 1065.6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주형 기자] |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로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해외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였는데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해 코스피 랠리를 이끌었던 반도체 관련주는 최근 반도체 업황 둔화와 실적 하락 논란에 휩싸이며 주춤거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내리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SK하이닉스가 원화 강세로 인한 외화 손실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4700억원으로 증권사 추정치(4조3300억원)를 훌쩍 웃돌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일부에서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4배에 불과할 정도로 이익이 증가한 것에 비해 주가는 못 올랐다"며 "올해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고 코스피 랠리를 다시 한 번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화학 대장주인 롯데케미칼은 전일 대비 4.18% 오른 42만3500원에 장을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케미칼 또한 각각 2.90%, 1.40%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4년 말 유가가 급락하면서 추가적인 설비시설 투자가 제한됐던 만큼 올 하반기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화학 업황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예상보다 빠르게 유가가 상승하면서 화학 업종 내에서도 원유를 원료로 하는 업체들의 투자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증권·화학·건설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넘보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또한 '셀트리온 3형제'의 상승세에 힘입어 92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동반 순매도를 기록한 가운데 개인은 2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지난 16일 올해 처음으로 900선을 돌파한 이후 급등세에 대한 부담으로 주춤했다가 23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이달 초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의지를 다시 밝히면서 이른바 '정책 효과'가 1월 랠리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은 2000조원 시대를 새롭게 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총은 1688조8140억원, 코스닥 시총은 330조3540억원으로 총 규모는 2019조168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7년 사상 최초로 시총 1000조원을 넘어선 이후에 불과 11년 만에 2배 규모인 2000조원으로 성장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은 623조원 규모로 급감하기도 했지만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위험자산 선호 현상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4~2007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순이익이 50조원으로 올라서면 지수가 1500을 돌파했고 2011~2012년에는 순이익 80조원을 넘어서면서 지수가 2000이 됐다"며 "최근에는 순이익 전망치가 140조원까지 나오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한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