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과 2017년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한 네이버는 올해도 1조3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나머지 두 종목은 지금까지 추세로 보면 내년에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이들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높이는 이유는 업종 내 독점적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등에 투자를 늘리며 새 사업과 신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 중에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나는 곳은 LG디스플레이, 네이버, 삼성SDS, 기아차, 셀트리온 등 5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올해 추정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인 곳은 삼성SDS, 네이버, 셀트리온으로 좁혀진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조차 계절적 영향을 타는데 분기마다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에서 실적 1위를 유지하는 상장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작년 1분기 삼성SDS의 영업이익은 1470억원이었으나 2분기 1858억원, 3분기 1923억원, 4분기 2065억원으로 매 분기 이익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723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주춤하지만 이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줄곧 이익이 늘면서 2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기대감에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주가도 29.3% 상승했다.
삼성SDS 사업은 크게 물류와 정보기술(IT)로 나뉜다. 최근 이 종목의 실적은 주로 IT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작년 기준 IT 서비스 매출은 5조1296억원으로 물류(4조1696억원)보다 많았다.
특히 작년 IT 영업이익률은 12.8%로 물류(1.7%)보다 10배가량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종목은 올해도 마진이 높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애널리틱스, 솔루션 등 4대 IT 신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장 효율화 작업을 뜻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올해 삼성전자의 대규모 반도체라인 증설 효과의 수혜를 이 종목이 톡톡히 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서비스 4대 신사업의 매출 기여도는 올해 30%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경쟁력이 최근 삼성SDS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삼성SDS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도 인터넷 광고, 검색, 쇼핑 분야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통해 분기마다 실적이 늘어나는 구조다. 작년 4분기 2911억원의 영업이익은 올 4분기까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016년 첫 1조 클럽에 가입한 네이버는 작년 1조1792억원에 이어 올해 1조36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네이버가 눈에 띄는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 온라인 쇼핑 분야다.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보다 수수료율이 낮다는 점에서 판매자들이 네이버로 몰리고 있어 쇼핑 구매자도 덩달아 네이버를 찾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투자비를 늘리며 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주요 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를 상쇄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투자비 증가와 미국 IT주 조정 때문"이라며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로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올해 분기별 이익도 하반기로 갈수록 뒷심을 발휘할 전망이다. 올 1분기 1333억원의 영업이익은 올 4분기 2233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추정의 근거는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복제약) 3총사'인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가 모두 유럽에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재무구조도 개선 중이다. 셀트리온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4192억원으로 2016년(2684억원)보다 56.2% 증가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