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신과 함께 시리즈 2편)은 지난 1일 개봉 후 14일 만에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기업은행이 직접 투자한 영화 중 '1000만 영화'는 신과 함께 1편을 포함해 두 개로 늘었다. 기업은행이 신과 함께 시리즈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20억원이다. 이 영화 두 편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업은행의 투자수익률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신과 함께 1·2편을 합친 손익분기점은 관객 약 1200만명인데, 1편에서 이미 1441만명을 기록한 만큼 2편 매출은 대부분 수익으로 잡힌다.
기업은행이 10억원을 직접 투자한 영화 '공작'도 개봉 일주일 새 26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순항 중이다. 이 밖에 올해 상반기 영화관에 걸린 '리틀 포레스트'(투자금 3억원), '지금, 만나러 갑니다'(3억원), '탐정: 리턴즈'(7억원)도 줄줄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2012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전담 부서를 꾸려 영화·드라마·공연에 대출과 투자를 이어왔다. 지금까지 이 은행이 문화 분야에 공급한 금액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신과 함께 흥행 수혜자 중 하나다. 2015년 문화콘텐츠 전담팀을 구성한 이 은행은 신과 함께 제작비 중 9억원을 대출했다. 앞서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는 30억원, 지난해 관객 445만명을 모은 '강철비'에는 13억원을 지원했다. 방영 예정인 드라마 '뷰티인사이드'와 '무빙'에도 각각 10억원을 댔다. KDB산업은행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2014년부터 약 30개의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에 1629억원을 지원했다. 증권가는 은행들의 영화 투자로 최대 2배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베팅도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총규모 120억원대의 컴퍼니케이한국영화투자조합에 약 30억원을 투자했다. CJ E&M, NEW, 쇼박스 등 배급사도 투자한 이 조합은 중간 배당은 따로 없고 결성 이후 5년 뒤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주관사인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연내 증시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실적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9월 초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 6억원을 투자했는데 개봉 후 2주 만에 손익분기점 관객 수(220만명)를 넘으며 흥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펀드를 통해 지난해부터 앞으로 3년간 100여 편의 한국영화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현빈 주연의 '꾼', 성동일 주연의 '반드시 잡는다' 등에도 각각 6억~8억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마를 활용하는 2금융권의 광고 전략도 눈길을 끈다. 최근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는 남자 주인공(배우 지성)이 신협 지점에서 일하는 은행원으로 분한다.
[김태성 기자 / 정주원 기자 /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