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65개 종목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총 46조60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37조5387억원보다 24%(9조665억원) 늘어난 수치다. 165개 종목의 올해 4분기 합산 매출액은 478조5659억원으로 전년 동기(452억9944억원)보다 5.6%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언뜻 보기엔 실적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같은 전망치는 1개월 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지난달 23일 추정했던 165개 종목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47조4715억원이었다. 한 달 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8663억원이나 감소했다.
1개월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OCI였다. 중국향 태양광 수요 급감으로 폴리실리콘 등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회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569억원에서 이번에 328억원으로 42.3%나 줄어들었다.
하나투어도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 자연재해로 여행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7.7% 감소했다. 그 밖에도 SK가스(35.5%), HDC현대산업개발(31.9%), 한진칼(31.3%), 넷마블(19.4%), 롯데케미칼(10.6%) 등도 10% 이상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에 전망치를 높게 잡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앞으로 실적 전망치는 더 줄어들 것"이라며 "실제로 연간 실적 총합 전망치는 작년보다 2~3%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적으로 연말에는 해를 넘기기 전에 비용이나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처리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향후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게 반영됐다는 의미다.
이 같은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상반기부터 감지돼 왔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호조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이익이 감소하거나 성장률이 둔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70곳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46조8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42조4979억원에서 약 10%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를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은 6조8642억원으로, 전년 동기(30조1320억원) 대비 210.8% 줄어들었다. 올해 2분기도 코스피 상장사 170곳의 영업이익 총합은 47조21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8% 증가했는데, 반도체주를 제외하자 증가세는 5%에 그쳤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을지 모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에서는 이익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4분기 성장 모멘텀마저 좋지 않아 실적 예측에 대한 조심성도 커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경신하면서 실적을 견인해 온 반도체주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반도체 고점 논란과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수요 감소 등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미국 리서치사 SIG는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의 반도체 수요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대내외적 불안정성이 쉽게 가시지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