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업체 주가가 6일 동반 급등하며 오랜만에 우렁찬 '뱃고동'을 울렸다.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실적에서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중 대우조선해양은 올 3분기 흑자와 함께 '애물단지'였던 선박 인도와 신규 수주 등 호재가 겹쳐 이날 눈에 띄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전날 대비 3~5% 급등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나란히 27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 3분기까지 누적 632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동기 대비 56.2%나 감소했다. 수주 잔액이 부족한 데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이익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기 악재에도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은 중장기로 볼 때 국내 조선사들이 일감을 많이 확보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 덕분이다.
이날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 리서치에 따르면 1~10월 누적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30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국내 조선사들이 1026만CGT(45%)를 수주해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2015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수주량 1000만CGT를 넘어서게 됐다. 그것도 9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이에 따라 10월까지 총 710만CGT(31%)를 수주하는 데 그친 중국을 제치고 올해 세계 1위 달성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2011년 이후 작년까지 연간 수주량 순위에서 중국에 밀려 2위였는데 올해는 7년 만에 1위를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주 실적 악화 요인인 저가 수주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기준으로 2년치 일감을 확보해 저가 수주를 지속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호재가 겹치면서 이날 주가가 7% 이상 급등했다. 이 업체는 지난 5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3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는데, 이 선박은 최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고가 선박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