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도 레버리지 펀드에 목돈이 몰리고 있다. 증시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수가 오르면 두 배로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펀드에 자금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에 출시된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자금 흐름을 집계한 결과 레버리지 펀드에 최근 1개월간 총 8180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은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로 한 달 새 뭉칫돈 3780억원이 들어왔다.
이 같은 유입세는 레버리지 펀드 호실적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 설정된 레버리지 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2.02%에 불과했다. 3개월, 6개월 수익률도 각각 -14.59%, -23.95%로 부진했다. 지난달 증시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익률도 일반 펀드 대비 배 이상 추락한 것이다.
처참한 수익률에도 레버리지 펀드에 자금이 몰린 것은 증시가 곧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주가 하락이 지나쳤다는 인식과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 미국 중간선거 마감에 따른 불확실성 축소 등 증시 반등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요인이 부각되면서 투자자가 단기 차익을 노리고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각각 1321억원, 1014억원 감소했다.
특히 1년 새 40%를 웃도는 수익(수익률 상위 10개 기준)을 내면서 전성기를 구가한 인버스 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간 총 5731억원이 빠져나
이처럼 인버스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난 것은 증시 하락에 베팅해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증시 반등으로 수익률이 깎이기 전 환매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레버리지 펀드는 지수가 하락했을 때 손실폭도 큰 고위험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