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넥슨 인수전에는 미국계 KKR, 칼라일과 김병주 회장이 이끄는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함께 중국 게임 업체 텐센트가 참여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미국 콘텐츠 업체 디즈니와 게임 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 일본 금융투자사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할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외국계 사모펀드 관계자는 "일단 자금력이 풍부한 글로벌 펀드들이 다음달 중순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 전략에 맞게 전략적 투자자(SI)를 구해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카카오가 실제 본입찰에 참여하기까지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먼저 유력한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인 텐센트와 관계다. 텐센트는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고, 자회사를 통해 카카오게임즈에도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6%를 확보하고 있다. 텐센트는 넥슨의 인기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2' 등을 중국 시장에 유통하는 등 넥슨과 직접 인연도 있다. 텐센트는 국내 대형 게임사인 넷마블 지분 17.6%를 보유한 3대 주주이기도 하다. 한 해 매출이 40조원을 넘고 자산이 약 90조원에 이르는 등 자금력도 막강해 넥슨 인수전에서 초강력 후보로 꼽힌다. 카카오가 넥슨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 텐센트와 경쟁 구도를 만들기보다는 연합 구도를 형성하는 등 교통정리가 필요한 셈이다.
두 번째는 인수 자금이다. 최대 13조원에 이를 수 있는 인수 자금을 투입하기에 카카오 측 가용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민아 KTB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는 현재 별도 기준으로 7400억원, 연결 기준으로 1조2000억원대 현금 동원력이 있다"며 "넥슨 인수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서 사모펀드나 인수금융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증자나 다른 영역에 투자할 금액이 많은데 가용 자금을 모두 넥슨에 투자하는 것은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 IB 관계자는 "인수전에 뛰어든 사모펀드들과 손잡으면 아주 간단히 문제를 끝낼 수 있고, 국내 금융사들이 가진 풍부한 유동자금을 활용해 인수금융단을 꾸리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기 위해 구성한 자금 조달 방안을 거론했다. 웅진그룹이 인수하는 과정에 있는 코웨이 매각가는 약 1조7000억원이다. 웅진그룹은 기존 지분 22%에 5% 추가 매입 등을 고려해 2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웅진그룹 자체 조달 금액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조6000억원을 재무적 투자자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인수금융 담당자인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5000억원 이상, 1조1000억원 이상 끌어와 인수작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수하기만 하면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2조847억원인 데 비해 영업이익이 9483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률이 45.48%에 달한다. 2017년에도 매출 2조2987억원, 영업이익 8856억원으로 38.5%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인수 이후 재무적 투자자나 인수금융 조달에 따른 이자 부담을 영업이익이나 배당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조시영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