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상화폐를 통화로 인정하지 않은 금융당국이 '스테이블 코인(가치가 안정된 코인)'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페이스북 '리브라' 등 글로벌 기업이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하며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자 뒤늦게 제도 연구에 나선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블록체인을 넘어선 스테이블 코인까지 연구하는 모임을 꾸렸다. 이 모임에선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스테이블 코인 정의와 블록체인 제도 등을 연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기존 화폐 가치와 연동해 발행하는 안정적인 가상화폐다. 보통 1코인당 미화 1달러 가치를 갖도록 설계한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일종의 금과 같은 투자자산 성격이라면, 리브라 등 스테이블 코인은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스테이블 코인 검토에 나선 이유는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5일 공개한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에서 "리브라가 기존 가상화폐 문제를 해결해 상용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스테이블 코인을 계속 금지한다면 우리나라가 해당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최화인 한국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캠퍼스학장은 "구글이 인터넷을 선점했던 것처럼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앞세워 플랫폼을
금융당국은 또 이 모임에서 블록체인 제도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현행 규율 체계와 맞지 않아 우선 일종의 '가이드라인(자율규제)'을 만들어 풀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