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
16일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을 포함한 한국 투자자들과 CIC가 5000억원씩 출자해 총 1조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펀드는 유망한 한국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주로 중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화장품·바이오 기업 등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그룹은 펀드 설립 초기 500억원을 시작으로 투자 금액을 차츰 늘려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다른 한국 투자자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전체 펀드 규모는 유동적"이라며 "1조원까지 펀드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CIC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퀴티 등 PEF 운용사들을 만나 펀드 참여를 독려했다. 연기금과 공제회 관계자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CIC는 미국, 영국 등과 이미 동일한 형태의 펀드를 만들어 활발히 운용 중이다. 지난 6월 말에는 CIC 관계자들이 대거 일본을 방문해 CIC와 일본 투자자들이 5000억원씩 투자해 1조원짜리 펀드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들 펀드는 모두 해당 국가 기업에 투자한다. 또한 이들 기업에는 중국 시장을 개방해준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기업으로선 거대한 중국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고 중국으로선 유망 기업에 투자해 투자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해당 기업들의 중국 투자도 기대할 수 있다"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먼저 양국 정부에서 투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을 받는다 해도 한국 투자자들이 얼마나 펀드에 관심을 가질지가 변수다. 한국 투자자들은 중국 투자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일러야 오는 10월이 돼야 펀드 참여자와 규모 등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국부펀드인 CIC는
CIC와의 공동 펀드 출범을 위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초 그룹 내 최고 중국전문가인 지성규 KEB하나은행장과 함께 일주일간 중국 쿤밍을 방문해 CIC 투자책임자를 만나 세부 방안을 협의했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