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의 또 다른 이름은 다자간매매체결회사로 말 그대로 다수 증권사 연합체가 전자거래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립한 매매체결 시스템의 일환이다. 핀테크 기업처럼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금융 혁신으로 가능하게 된 시스템이다. 한국거래소 자본금이 2조3000억원인데 IT 발달로 대체거래소는 자본금 1000억원으로도 현재 한국거래소가 독점하고 있는 매매 체결 기능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와 달리 상장 기능, 시장 감시 기능은 없다.
국내에서는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가능해졌지만 거래량 제한 요건으로 시장 규모가 작고 수익성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 관심도 부족했지만 2016년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해 그동안 거래량 한도를 시장 전체 5%에서 15%까지 올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7개 증권사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자본금을 200억원씩 납입해 대체거래소를 설립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진행이 중단됐다. 대체거래소 설립 주체이나 한국거래소의 주요 주주인 증권사들이 카니발리제이션(자기시장 잠식)을 우려해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거래소 시장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면서 올해 초 대형 증권사 6곳이 또다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며 대체거래소 설립을 재추진하기 시작했다. 올해 12월에는 금융위에 설립인가를 낼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대체거래소 설립의 문은 열려 있고 인가를 신청하면 인적·물적 요건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대체거래소 설립인가가 내년에 통과되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편익은 빠른 거래 속도나 매수·매도 호가 축소다. IT를 기반으로 거래 속도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면 속도에 민감한 글로벌 투자자를 국내 주식시장으로 추가 유치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거래소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주문 방식 수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해외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조건이다. 현재 매매 호가 주문 유형이 한국거래소는 7개인데, 나스닥은 100개다.
또 IT를 활용해 유연한 거래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처럼 오전 9시 개장, 오후 3시 30분 폐장이 아니라 보다 많은 투자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글로벌 이슈를 반영할 수 있는 거래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가령 일본의 대체거래소는 오전 8시~오후 3시 1부를 운영하지만, 오후 6시~밤 12시 2부를 추가 운영해 해외 시장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는 대체거래소가 이미 일반화돼 있다. 미국에는 85개, 유럽에는 153개 수준이며 우리나라와 주식시장 규모가 비슷한 호주·캐나다에도 대체거래소가 있다. 미국은 2016년 기준 전체 주식 거래대금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 비중이 24.7%로 가장 많으며 대체거래소인 BATS가 20.5%로 2위다. 17.1%인 나스닥보다도 많다.
대체거래소가 한국거래소의 거래 물량을 잠식해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시장 전체 파이가 증가하면 오히려 한
[김제림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