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합쳐 2000조원 넘는 자산을 굴리는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의 여름휴가 키워드다. 올 상반기 내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 금융계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7월 말~8월 초에 최대 일주일간 각자 색깔이 묻어나는 휴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휴가를 재충전과 함께 경험과 지식까지 쌓는 시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24~30일 여름휴가를 떠나는 윤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찾아 휴가 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열리는 경영·인문학 강좌를 들을 예정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이달 말 일주일가량 강원도 동해안을 찾아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에 나설 예정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늦으면 8월 초에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휴식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다만 올 하반기 영국과 북유럽 지역에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 일정이 확정되기 전이라 휴가 날짜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가족과 함께 서울 근교로 휴가를 떠난 만큼 올해도 국내에서 일정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농협 소속 CEO에 걸맞게 여름휴가를 농촌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달 말 휴가 때 농가에서 숙식하면서 농사와 문화를 경험하는 농촌체험 여행 프로그램 '팜(Farm) 스테이'에 참여할 계획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7월 말~8월 초 일주일 동안 자택에서 쉬면서 하반기 경영 방향에 대해 고민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취임 후 전국 지점을 돌며 직원들과 만나는 강행군을 이어온 만큼 휴식과 경영 구상 시간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휴가는 다음달 5~7일 3일간이다.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상반기 성과를 정리하고 하반기 경영계획 구상에 나선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아직 정확한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고 업무에만 전념한 만큼 올해도 휴가를 반납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금융사 CEO들은 가족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룬 서적을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했다. 허인 행장은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게 생각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오웨인 서비스·로리 갤러거의 '씽크 스몰', 손태승
평소 다독가로 유명한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 경제의 재도약 해법을 담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구직 대신 창직하라'와 빅토어 마이어 숀베르거의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을 추천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