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많지 않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거나 사진 애호가들이 아름다운 풍광을 찾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
바로 경기도 양평입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데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시원하게 흐르고, 깊은 계곡까지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정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양평 명달 계곡 인근의 숲 속.
포근한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앉았습니다.
서울과 가까운 거리지만, 강원도의 어느 깊은 원시림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입니다.
시원한 계곡 옆 임도를 따라 편안한 발걸음을 옮깁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걷는 길.
자연 속에서의 힐링을 통해 삶의 여유를 가져 봅니다.
내리쬐는 햇살에 더위를 느낄 즈음 시원한 계곡물로 뛰어듭니다.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온몸에 한기가 돌 정도로 계곡물은 차갑습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줄기가 만나는 두물머리.
긴 세월 나루터를 지키고 서 있는 고목과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합니다.
무심한 듯 떠있는 나룻배가 한없이 평화롭기만 한 이곳에 새벽부터 사진 애호가들이 몰려듭니다.
▶ 스탠딩 : 이정석 / 기자
- "새벽녘 피어오르는 물안개로 유명한 이곳 두물머리는 사진 애호가들의 출사 1번지로 꼽히기도 합니다."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까.
카메라에 투영된 각자의 시선을 통해 나름의 삶을 정의해 봅니다.
▶ 인터뷰 : 이관영 / 서울 마포구
- "안개가 조금 가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살짝 실망스럽긴 하지만 나름 괜찮았어요.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더 와보고 싶고, 조용해서 좋아요."
남한강과 북한강을 따라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길.
사단법인 제주올레 팀원들이 석 달 동안 상주하며 14개 마을 주민과 함께 개발한 길로 현재 2개 코스가 조성돼 있습니다.
주민들이 다니던 마을길을 연결하고, 인위적인 것을 배제해 그야말로 물처럼 부드러운 길입니다.
양수리 전통시장이 시끌벅적합니다.
쟁기, 삽 등 도시에선 보기 어려워진 물건들이 좌판에 가득합니다.
병아리와 새끼오리들은 세상 구경이 낯선 듯 연방 삐약거리고, 할머니는 손주 용돈이라도 벌 요량에 집에서 기른 채소와 달걀을 들고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뻥튀기.
가슴까지 뻥 뚫리는 추억의 소리에 코흘리개 어린 시절로 잠시 되돌아갑니다.
장터 한구석, 막걸리와 순대가 출출한 여행객들을 그냥 보낼 리 없습니다.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한 잔 가득 막걸리를 채웁니다.
배를 띄워 다리를 놓은 배다리를 건너면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을 만나게 됩니다.
이름 그대로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 곳입니다.
예전엔 상류에서 떠내려 온 부유물들이 가득한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불모지이던 이곳을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정화능력이 뛰어난 연을 심고, 경기도가 지원에 나서면서 생태공원으로 탈바꿈됐습니다.
▶ 인터뷰 : 김 란 / 경기 이천시
- "탁 트이고 조용해서 좋아요. 그냥 고향 같다고 할까…."
▶ 인터뷰 : 심운섭 / 경기 이천시
- "저도 오늘 처음 왔는데 뜻밖에 시야가 확 트여서 마음이 확 트이는 것 같고요. 자전거 도로도 있고, 걷기에 편안한 느낌 같아요."
장독대에서 연방 시원한 물줄기가 솟구칩니다.
긴 세월 장을 묵혀야 할 항아리가 무언가를 토해내는 모습이 생경하기만 합니다.
식물원에 들어서니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1만 2천 기암괴석 봉우리가 꽃나무 사이로 아기자기하게 들어섰습니다.
수도권과 가까워 더욱 좋은 물의 도시 양평.
숲과 호수, 꽃의 향연을 찾아 가볍게 떠나 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MBN 뉴스 이정석입니다. [ljs730221@naver.com]
영상취재 : 이정석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