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09년 초연부터 2015년 현재까지 수많은 신인 배우들의 데뷔 무대가 돼 주었던 뮤지컬 ‘화랑’이 어느덧 7주년을 맞이했다. 공연 횟수로만 무려 1500회. 적지 않은 세월동안 무대 위로 올라오며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준 ‘화랑’의 최대 매력은 다듬어지지 않은 풋풋함과 신인배우들이 펼치는 무한한 가능성이었다.
1500회 공연에 ‘화랑’의 제작사 MJ컴퍼니 최무열 대표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브로드웨이 아트홀에서 진행된 ‘화랑’의 프레스콜에서 최 대표는 “대학로에 천 회가 넘는 공연들이 많아진 만큼 1500회 돌파에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 수 있지만, 작은 단체가 1500회를 넘겼다는 것을 자축하고 싶었다”며 “2003년에 창작뮤지컬을 해보기 위해 한 작품이 ‘마리아 마리아’였고, 재미있고 즐거운 작품을 만들자고 해서 만든 것이 ‘화랑’이었다. 긍정적으로 다뤘으면 싶었던 마음에 제작에 돌입했고, 꽃 ‘화’와 사내 ‘랑’이라는 이름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에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고 작품을 처음 만들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최 대표는 “‘마리아 마리아’ 작업을 함께 했던 연출가와 작가와 의기투합했으며, 젊은 작가에게 대본을 맡겼었다”며 “2009년 초연 때만해도 청소년을 다루는 뮤지컬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청소년들을 위한 뮤지컬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화랑’만의 장점에 대해 강조했다.
‘화랑’의 또 다른 장점은 오랜시간에 거쳐 완성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최 대표는 “배우들이 작품을 잘못 만나서 무려 6개월이나 연습에 임했다. 하나만 잘한다고 잘 할 수 없는 작품”이라며 “1500회를 맞이해서 훈련된 배우들을 포진할 수 있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500회 공연 중 무려 700회 이상 무대에 오른 ‘화랑’의 장수생 배우 김태민은 가장 큰 매력에 대해 “넘버가 정말 좋다. 많은 지인들이 ‘화랑’을 보고 나왔는데, 지인 대부분 ‘화랑’의 음원을 다운받아 듣고 다닐 정도로 노래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만약 뮤지컬 음원 순위가 있다면 ‘화랑’ 넘버가 차트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며 “결국에는 남자 5명의 성장 드라마다. 열정 하나로 성장해 나가는 드라마가 주는 감동이 큰 작품”이라고 평했다.
7여 년 동안 대학로 극장을 지킨 ‘화랑’이지만 오랜 시간을 보낸 것에 비해 다소 보완이 필요한 완성도와 예상대로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허술한 소품과 텅 빈 무대의 구성은 다른 경쟁작들에 비했을 때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럼에도 아직 영글지 않은 신인 배우들이 주는 풋풋함과 무한한 가능성은 관객을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서툴지만 화랑의 다섯 남자들이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선보이는 군무는 예상외의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했다.
외모는 당연 1위, 실력을 단연 꼴찌인 다섯 명의 꽃미남 화랑들이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대학로에 잘 나가는 스타들을 채용할 수 있음에도, ‘화랑’은 신인배우들을 고집한다. 이는 신인 배우들에게 데뷔 기회를 주고자 하는 최 대표의 소신과 관련이 깊었다.
최 대표는 “과거 스타급 배우들로 ‘화랑’을 하는 것이 어떻겠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저는 ‘화랑’이 신인 배우들이 초석이 됐으면 했고, 가능성 있는 부분들을 ‘화랑’에서 키워내고 싶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리고 만약 아이돌이나 스타급 배우들이 오신다면 이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겸연쩍게 털어놓았다.
한편 뮤지컬 ‘화랑’은 오픈런으로 브로드웨이 아트홀 3관에서 진행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