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무대에서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다. 공연 도중 무대 위로 비비탄이 날아든 것이다. 한 순간의 실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듯 비비탄은 조롱하듯 배우들을 향해 날아왔으며, 결국 공연은 커튼콜도 없이 공연을 서둘러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제작사 페이스북을 비롯해 배우들의 SNS를 타고 알려진 비비탄 사건은 7일 오전 10시30분 공연에서 일어났다. 이날의 공연은 일반의 여느 공연과는 성격이 크게 달랐다. 원래대로라면 쉬는 날이어야 했을 공연장은 중학생들의 문화진로 체험활동을 위해 월요일 오전 특별히 무대를 올리게 된 것이다.
2개 학교의 단체 관람으로 진행됐던 만큼 객석을 채운 관객은 중학교 1학년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이번 비비탄 사건이 더욱 충격을 주는 이유는 배우들을 향해 비비탄을 쏜 범인이 중학교 학생들이었다는 점, 그리고 비비탄 총을 들고 공연장에 들어올 때까지 아무도 제제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비비탄 총은 무대에 있는 배우들 뿐 아니라 2층에 있는 제작사 직원에게도 비비탄 총을 쐈으며, 공연 중간 증거인 총을 버리려고 했던 정황까지 알려지면서 더욱 더 공분을 사고 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제작사 측은 즉시 비비탄 총을 발사한 학생 수색에 나섰고, 전원 소지품 검사 전 2층 학생들의 신고로 해당 학생 4명을 잡아낼 수 있었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다고 하지만 사람을 향해 비비탄을 쏘면 안 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기본적인 상식이 무너져 버리면서 배우들은 연기도중 비비탄을 맞는 봉변을 당하게 됐다. 그나마 눈과 같은 예민한 부위에 맞지 않아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무대를 향해 비비탄을 쏘는 행위, 그에 앞서 비비탄 총을 가져왔음에도 이를 규제하지 못했다는 것은 학교와 공연장 측의 관리 소홀이자, 여전히 정착되지 않은 미성숙한 공연 에티켓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피해는 공연장에 있던 배우들과, 이들의 불안한 연기를 봐야 했던 이날 ‘총각네 야채가게’의 또 다른 관객들이었다.
이번 비비탄 사건은 공연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미성숙한 자세를 보여주는 일례이라고 볼 수 있다. 뮤지컬 시장의 양적인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공연의 선택 폭은 다양해졌지만, 반면 이와 함께 성장해야 할 공연 관람객들의 에티켓 문화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공연계에서는 ‘관크’라는 신조어가 있다. 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로, 관극에 방해를 주는 모든 행위를 뜻하는 것이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비비탄 사건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공연문화예절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멀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번 ‘총각네 야채가게’의 비비탄 사건은 해당 학생의 사과로 일단락 됐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관계자는 “이후 학생들에게 정식으로 사과 받고 마무리 됐다. 사건이 더 확대해석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이번 비비탄사건은 재발 차원에서 사실을 알린 것이고, 같은 문제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를 배우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지만, 정착되지 않은 예의는 논란을 낳았다. 문화 이전에 배워야 할 것은 예의와 인성이 아닐까싶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