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고종은 서양식 식사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한식을 냈다고 합니다.
당시 국빈에게 대접한 한식 점심은 어떻게 차려졌을까요.
조일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꿩과 숭어, 소의 등골, 게알 등 27가지의 제철 재료를 정성스레 손질해 만든 열구자탕입니다.
'입을 즐겁게 하는 탕'이라는 뜻으로 흔히 신선로로 불리는 요리입니다.
'골동면'은 메밀면으로 만든 비빔국수로, 황실 잔치상에 주로 올려졌습니다.
그릇에는 이 씨 왕조를 상징하는 이화문장이나 장수를 기원하는 '목숨 수'자가 새겨졌습니다.
대한제국기 고종 황제가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실제 대접했던 오찬 메뉴들입니다.
5개월 간의 고증을 통해 이번에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한 음식은 모두 20가지.
▶ 인터뷰 : 이미영 / 신세계조선호텔 조리팀 셰프
- "재료에 있는 본연의 요리법만 가지고 그 맛을 뽑아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원래 고종은 서양식 만찬을 즐겼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공개된 고종의 한식 오찬은 기존의 통설을 뒤집는 사례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 인터뷰 : 정희정 / 한국미술연구소 책임연구원
- "일종의 국빈 의례로서 하는 작업들이거든요. 이때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대한제국기 황실의 식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는 11월 24일까지 열립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 jo1ho@mbn.co.kr ]
영상취재 : 김근목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