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의 전설 ‘엑센트’가 11년만에 준중형차 아반떼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돌아왔다.
현대자동차가 이달 초 내놓은 신형 엑센트는 생애 첫 차(엔트리카)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소형차 시장은 현재 삼파전이다.
현대, 기아, GM대우가 각각 신형 엑센트(종전 베르나), 프라이드, 젠트라(X)를 선봉에 세웠다. 르노삼성은 이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시장 주도권은 현대가 아닌 기아에 있다. 베르나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프라이드는 2005년 3월 출시 이후 5년 넘게 베르나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형차, 준대형차, SUV에서 기아에 일격을 당했던 현대는 소형차 시장에서 기아에 일격을 가할 준비를 해왔다.
그 사명을 띤 모델이 엑센트다. 엑센트의 디자인 콘셉트는 역동적인 세련미를 추구한다.
쏘나타와 아반떼로 이어지는 현대차의 디자인 조형미학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를 바탕으로 바람에 날리는 실크의 형상을 모티브로 삼은 ‘슬릭 온 다이내믹(Sleek On Dynamic)’ 콘셉트로 디자인된 것이다.
엑센트의 크기, 힘, 사양은 소형차를 뛰어넘어 준중형차에 버금간다. 전장x전폭x전고가 4370x1705x1455mm로 기존 베르나의 4300x1695x1470mm보다 길어지고 넓어지고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2570mm로 베르나보다 70mm 늘어나면서 동급 최고 실내공간을 확보한 것은 물론 준중형차 수준에 도달했다.
성능은 형님 아반떼에 맞먹는다. 1.4 MPI 엔진은 최고출력 108마력, 최대토크 13.9kg.m로 소형차급 힘을 내지만 1.6 GDI 엔진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1.6 GDI 엔진 모델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로 같은 엔진을 얹은 아반떼 1.6 모델과 같은 동력성능을 지녔다. 소형차급 최초로 6단 변속기도 채택했다.
연비(자동변속기 모델 기준)는 엑센트 1.4가 16.1km/ℓ 1.6이 16.7km/ℓ이다. 아반떼 1.6은 16.5km/ℓ다.
안전 및 편의 사양도 준중형차 못지않다. 국내 소형차 최초로 채택한 6개의 에어백(운전석, 동승석, 사이드, 커튼), 후방 추돌 사고 때 헤드레스트가 전방 상향으로 이동해 목 부상을 최소화해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는 기본 사양으로 동급 최강이다.
미끄러운 노면이나 급가속 등으로 차체가 불안할 때 자세를 잡아주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 제동 및 조향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해주는 섀시통합제어시스템도 채택했다.
편의사양에 이르면 소형차가 아닌 준중형차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국내 소형차 최초로 적용된 홀더리스 버튼시동 스마트키,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인텔리전트 DMB 내비게이션, 경제운전 안내 시스템, 액티브 에코 시스템 등 고급 편의사양을 갖췄다.
가격도 아반떼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겹치기도 한다. 이는 단점이다.
엑센트 가격(자동변속기 모델 기준)은 1.4
아반떼 가격(자동변속기 모델 기준)은 디럭스 1490만원, 럭셔리 1670만원, 프리미어 1810만원, 톱 1890만원이다.
가격에 민감하고 같은 값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국산차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엑센트 사려다 아반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