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사제 폭발물을 이용한 자폭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중국인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휠체어에 앉아 한 손에 무언가를 움켜쥔 채 두 팔을 치켜듭니다.
이윽고 폭발과 함께 실내에 자욱한 연기가 퍼지면서
놀란 공항 이용객들이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건 현지시각으로 어제(20일) 오후 6시 25분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인 34살 지중싱 씨는 휠체어에 앉아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는 전단을 뿌리려다 공안에 제지당하자 손에 든 사제 폭발물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일반적인 폭발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마치 큰 폭죽이 터진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지 씨는 중상, 공안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주변에 다른 공항 이용객들이 없어 더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지 씨는 농촌에서 살다 광둥성으로 이주해 불법 오토바이 택시 기사로 일해 온 이른바 '농민공'.
영업 중 치안관리원에게 폭행을 당해 장애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연을 알리려는 시위가 제지당하자 절망감에 폭탄을 터뜨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사건을 접한 중국사회에서는 농민공으로 대표되는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유사한 사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