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일정량의 카페인이 인지 능력을 자극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발표가 있는가 하면 별다른 예방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결국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커피를 둘러싼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스위스의 커피과학정보연구소는(ISIC: Institute for Scientific Information on Coffee)는 지난해 11월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면 치매 위험을 최고 2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과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은 염증을 감소시켜 특히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의 손상을 억제한다. 적당한 커피 섭취는 치매 환자의 뇌 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특징적 현상인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형성과 타우 단백질 엉킴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커피의 이같은 효과는 4년 정도의 단기에 국한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커피 속 카페인이 치매 등 인지장애 예방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정반대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국립암센터은 이달 초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팀이 1990년부터 2014년까지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종합해 메타분석한 결과, 커피나 차를 통한 카페인 섭취는 치매, 알츠하이머, 인지기능장애 등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분석은 수십편의 논문에 나타난 실험결과를 통계적 분석 대상의 관찰치로 전환해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 엠베이스를 이용한 문헌검색에서 나온 20편의 관찰 역학 연구결과를 통합해 3만1479명을 분석했다.
명 교수는 “카페인 섭취가 전반적으로 인지장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온 만큼 치매를 예방할 목적으로 커피나 차를 많이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인지 장애 뿐 아니라 당뇨병과 커피의 상관 관계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탈리아 산 다니엘레 심장학병원 연구진은 18~45세 고혈압 환자 1180명을 6년간 살펴본 결과 하루에 커피를 3잔 넘게 마시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2배 가량 높아진다고 지난해 9월 발표했다.
커피를 적당히 마시는 사람은 당뇨병 전단계인 확률이 34% 높았으며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위험성이 5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처럼 커피 섭취량과 당뇨병 발병 단계와의 관련성은 카페인 대사가 느린 사람에게 해당된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산 다니엘레 심장학병원 루시오 모스 박사는 “연구결과는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이 카페인 대사가 느리고 고혈압이 있는 젊은 성인들의 당뇨병 전단계 위험을 높여준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과체중 또는 비만이거나 술, 커피를 많이 접하는 사람들은 그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달 초 성균간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 연구소에서 밝힌 결과에 따르면 하루 3~4잔의 커피 섭취가 당뇨병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심장질환이 없는 성인남녀 2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군과 하루 1잔 미만, 1잔 이상~3잔 미만, 3잔 이상~5잔 미만, 5잔 이상 마시는 군으로 나눠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커피섭취량과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는 하루 3잔 이상~5잔 미만의 커피를 마시는 군이 전혀 마시지 않는 군에 비해
연구팀 관계자는 “커피가 심혈관계질환의 예방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커피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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