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주)와 SK C&C를 합병하며 총자산 13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통합 지주회사를 출범시키는데 성공했다.
국민연금이 합병 비율과 자사주 소각시점을 이유로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지만 SK그룹이 사전에 우호지분을 확보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별다른 이의 없이 합병을 의결했다. 통합 지주회사는 △IT서비스 △ICT융합 △바이오·제약 △반도체소재·모듈 △LNG밸류체인 등 5대 신성장 분야를 집중 육성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목표도 제시했다. 오는 8월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인 통합 지주회사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앞두고 그룹내 ‘옥상옥’ 구조를 해소함으로써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신성장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하게 됐다.
SK그룹은 26일 오전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주)와 SK C&C와의 합병안을 가결했다. 주주위임을 포함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수의 81.5%가 출석한 가운데 출석 주주의 87%가 합병안에 찬성했다. SK(주) 지분 7.19%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의사를 표시했지만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출석한 주주 대부분이 찬성했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조대식 SK(주) 사장은 이날 합병안건이 의결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K(주)의 임시주총은 국민연금측이 참석하지 않았고 참석 주주들이 별다른 반대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가운데 12분만에 종료됐다.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SK C&C 사옥에서 진행된 임시주총에서도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수의 87.2%가 참석하고 이 가운데 79.2%가 찬성한 가운데 합병안이 가결됐다. SK C&C와 SK㈜는 각각 약 1대 0.74 비율로 합병하며 SK C&C가 신주를 발행해 SK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으로 진행된다. 박정호 SK C&C 대표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 개선으로 각계의 동의를 얻은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합병 후에도 1사 2체제를 유지하며 조대식 SK(주) 사장과 박정호 SK C&C 사장이 각자 대표 체제를 맡기로 했다. 아울러 사옥도 SK(주)는 종로구 서린사옥을, SK C&C는 경기도 분당빌딩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SK 지주사 합병을 “예상했던 결과”라고 받아들이며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경우 주가상승 여지가 많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합병 지주사가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바이오와 LNG부문 성장성에 주목하며 통합회사의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자사주에 대한 추가소각이나 배당성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됐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SK 주주의 일부 주주권 침해를 상쇄하기 위해 주주이익 환원차원에서 자사주에 대한 추가소각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6월2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양사의 현재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SK 17만1853원·SK C&C 23
[채수환 기자 / 강봉진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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