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의 최고봉하면 역시 김밥과 떡볶이를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튀김과 어묵, 순대까지 한 상차림을 하면 때로는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철옹성 같던 분식 5인방의 자리를 호시탐탐 넘보는 ‘맛도둑’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말이. 김밥도 아닌, 그렇다고 튀김도 아닌 이 음식의 정체는 굳이 표현하자면 그 둘을 합쳐놓은 최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겉표면은 튀김처럼 노릇노릇하다. 속은 일반 김밥과는 사뭇 다르게 당면과 채소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속만 놓고 보면 만두와 흡사하다. 다만 당면과 채소를 버무린 속을 김으로 감싸 김 특유의 고소한 맛을 내뿜는다는 것이 다르다.
최근 서울에서는 이 김말이를 주 메뉴로 내놓은 분식점이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 강남과 강북권에 각각 두 집씩 나뉘어 있다. 김과 당면의 맛을 살린 기본 김말이부터 이색재료를 첨가한 것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요새 부상하고 있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네 군데 김말이 맛집을 강남파 대 강북파로 구분해 소개한다.
![]() |
↑ 공수간 김말이 |
역시나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은 김말이다. 공수간 본점 김말이는 매일 영업 시작 전에 공수간 창업주 중 한명인 제순덕씨가 직원들과 함께 직접 말아낸다. 당면을 삶아 간하고 이를 김에 말아 특급호텔 일식 요리사에게 사사 받은 비법으로 튀겨내는 식이다. 일식 튀김 특유의 바삭바삭함이 살아 있다. 개당 800원의 가격이지만 두툼한 굵기를 자랑해 가격대비 양도 적지 않다.
◆가산디지털단지역 퓨전 왕김말이랑 떡볶이 =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 쇼핑몰 앞에는 김말이를 주력으로 파는 노점이 있다. ‘퓨전 왕김말이랑 떡볶이’는 길가에 위치한 노점이지만 특허까지 낸 이색 노점이다. 이곳의 김말이는 당면과 함께 채소류, 고기류, 해산물류 등의 내용물을 김에 말아 튀겨낸다. 바로 이 기술을 퓨전 김말이 튀김 제조방법이란 이름으로 특허 등록을 했다.
오징어와 김치를 넣은 오징어 왕김말이와 버섯 당근 부추를 넣은 채소 왕김말이 그리고 청양고추와 돼지고기를 넣은 고추 왕김말이 등 세 종류를 갖추고 있다. 큼지막한 크기와 아삭한 맛이 살아있는 이색 재료를 자랑한다. 김말이를 주문하면 김밥처럼 썰어서 떡볶이 국물을 뿌려 내주는 것도 이 집만의 특색이다.
◆홍대 우리동네 미미네 = 홍대 우리동네 미미네는 젊은층에게 인기를 끄는 분식집이다. 2009년 인천에서 ‘미미네’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동네 떡볶이 집이 홍대로 올라오면서 우리동네 미미네가 됐다. 홍대 우리동네 미미네의 김말이는 당면을 싼 김이 그대로 보일 만큼 얇은 튀김옷이 특징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 즉시 튀겨내 손님 테이블에 낸다. 밖으로 길게 빠져 나온 당면은 모양을 살려 튀겨낸다. 김 속에서 통통하게 불어 부드러운 당면과 기름에 직접 튀겨져 바삭바삭함이 살아있는 당면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정갈한 모양새와 크기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 남가좌동 백련시장 아삭바삭 = 남가좌동 백련시장에 숨어있는 튀김전문점 아삭바삭에서도 김밥만한 크기의 김말이를 판다. 일식 요리사 세 명과 함께 개발한 퓨전 김말이다. 기존 김말이와 달리 밀가루 반죽 옷만이 아니라 습식 빵가루를 묻혀 튀겨내기 때문에 바삭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인근에 명지대가 있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