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광윤사 이사직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임된 가운데 롯데홀딩스의 2대주주인 종업원 지주회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종업원 지주회를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동생 신 회장 둘 중 누가 자신의 우호지분으로 만드는지에 따라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실질적 지주회사다.
◆ 가족회사 ‘광윤사’부터 접수한 신동주 전 부회장
신 전 부회장은 14일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고 동생 신 회장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자신이 ‘50%+1’ 지분을 가진 광윤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7월 신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전격 해임하려다 실패한 지 석달 만에 롯데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들어간 것이다.
광윤사의 개인별 지분율은 ▲신동주 전 부회장 50% ▲신동빈 회장 38.8% ▲신격호 총괄회장 0.8% ▲시게미쓰 하츠코(88) 여사(신격호 총괄회장 부인) 10%이다.
하지만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이 본인의 주식 한 주를 신 전 부회장에게 매각함으로써 신 전 부회장의 50%+1 구조가 됐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통해 동생 신동빈 회장을 압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 지분 50%를 갖고 있으면 이론적으로 여타 세력이 연합해 50%를 만들면 50 대 50 구조가 되지만, 50%+1 구조가 되면 신 전 부회장이 원하는 대로 광윤사 전체를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향후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을 통해 롯데홀딩스에서 한·일 롯데그룹을 상대로 각종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 신 전 부회장 다음 공략 대상은 ‘종업원 지주회’
신 전 부회장은 향후 롯데홀딩스 2대주주인 종업원 지주회 공략에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로 롯데홀딩스에서 광윤사 지분(28.1%)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입장에서 롯데홀딩스 2대주주인 종업원 지주회를 우호지분으로 만든다면 한국 롯데로까지 영향력을 쉽게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이외에 ▲종업원 지주회(27.8%)▲관계사(20.1%) ▲ 투자회사 LSI(10.7%) ▲가족(7.1%) ▲임원지주회(6.0%) ▲롯데재단(0.2%) 등이 나눠갖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한 신 회장 입장에서도 롯데홀딩스 지분이 1.4%에 불과해 27.8%의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 지주회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
일단 지난 8월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종업원 지주회는 신 회장의 편을 들어줬다. 신 회장이 상정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지난 8월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가 신동빈 회장의 편임이 드러났다”며 “철저히 경영성과를 기반으로 한 평가에서 이미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업원 지주회의 이사회 구성이나 이사회 결의 방식이 여전히 베일에 쌓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롯데홀딩스 내 개인 지분은 모두 2% 미만이지만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우호지분을 둘러싼 경쟁이 다시 가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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