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가산동 일대에서 유통공룡들의 아웃렛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이 지역에 아웃렛을 연 데 이어 이번엔 롯데쇼핑이 중저가 패션몰인 '패션아일랜드'를 장기임대해 '롯데팩토리아울렛'을 오픈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패션아일랜드'와 MOU를 체결하고 롯데 브랜드의 새로운 창고형 아웃렛으로 탈바꿈한다.
가산동은 20~30대를 겨냥한 국내 브랜드의 중저가 상품을 염가로 판매해 이름을 알린 곳이지만, 롯데 측은 기존 아웃렛에서 선보이지 못한 다양한 브랜드와 기존에 없던 스타일로 새롭게 단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기존 아울렛보다 가격대가 더 저렴한 팩토리아울렛으로 오픈해, 가격경쟁력에서도 밀리지않을 전망이다.
또 인근 아웃렛들중에서 지하철역(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가장 가까워 지하철 유동인구의 접근성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6년 오픈한 패션아일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287억원으로 지난 수년간 매출 하락세를 보여왔다. 패션아일랜드는 현재 홈페이지마저 '리뉴얼'을 이유로 운영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당초 영업면적은 2900평이었지만 지난 2013년 10월에 영업부진으로 3층을 폐쇄해 영업면적이 1800평으로 줄어들었다. 패션아일랜드 관계자는 "전체 3개 패션몰층에서 한개층 전체가 폐쇄돼 공실로 남아있을 정도로 영업상황이 좋지 않다"며 "롯데가 들어오는 것이 패션아일랜드의 부흥은 물론이고 지역상권을 위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패션아일랜드는 인근 터줏대감인 마리오의 성장세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리오아울렛은 2001년 7월 오픈한 후 14년째 영업중이다. 그사이 1관에서 2, 3관까지 건물을 늘려 총면적 13만2000m²(영업면적은 6만m²)을 자랑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도심형 아웃렛으로 성장했다. 압도적 크기만큼 매출도 이 일대에서 가장 큰 3080억원(작년기준)을 올리고 있다.
면적은 마리오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2007년 2월 오픈 후 이 지역을 지키고 있는 또다른 강자는 W몰. 작년 25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마리오아울렛과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여기에 작년 5월 현대백화점그룹이 '한라하이힐'을 '현대아울렛 가산점'으로 바꿔 영업을 시작한 후 '가산 아웃렛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에 롯데가 규모면에선 가장 영세한 패션아일랜드를 인수, 롯데팩토리아울렛으로 진출함에따라 유통공룡들의 '가산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오랜 기간 2파전이던 경쟁양상이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진출로 4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산동 아웃렛시장 규모는 이미 1조원에 육박해 유통 영향력이 가장 큰 롯데가 들어설 경우 시장 파이 자체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않다.
하지만, 금천패션아울렛단지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영세상인들의 상권에 대형아울렛을 세워 상권을 붕괴시키려한다"며
업계 관계자는 “오렌지팩토리 등은 자체 기획력을 바탕으로 지방 등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유통 대기업이 들어오는 것만 탓할 게 아니라 자체적인 개선 노력을 할 때가 됐다”고 꼬집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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