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반·할부구매를 통한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카드 이용금액 성장폭도 2011년 이후 4년만에 반등했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중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403조 4604억여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385조 1967억여원에서 약 4.7% 증가한 수준이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2002년 집계이후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2010년 전년대비 증가율 14.1%를 기록한 이후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2014년 증가율은 3.3%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증가폭이 늘어난 것이다.
소비유형별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편의점, 가구업체, 유류판매 순이었다. 특히 편의점에서 이용한 카드금액은 2014년에도 전년대비 15.1%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41.1%나 폭증해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자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업계 1위를 다투는 BGF리테일의 매출은 4조2576억원으로 전년보다 28.9% 늘었으며 GS리테일 매출액은 4조6525억원으로 32.8% 증가한 바 있다.
카드 이용금액의 약진은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두드러졌다. 슈퍼마켓 사용액이 11.3% 늘었다. 2014년엔 전년대비 6.1% 줄었던 면세점 아용금액도 지난해 해외여행객 급증에 힘입어 12.9% 늘어난 1조 5228억여원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통업에서의 카드 사용이 증가하면서 결제금액이 소액화되는 성향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발표한 지급결제 조사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건별 평균 거래금액은 2014년 2만1000원에서 지난해 1만7000원으로 줄어들었다.
2014년 12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의 국내 진출과 함께 내집 꾸미기 붐이 일면서 촉발된 가구업계 카드 실적 증가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가구업체에서 이용한 카드금액은 1조 7439억원으로 전년대비 3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업계의 성장에는 1인가구 급증도 한 몫했는데 지난해 동물병원 카드 이용금액도 15.8% 높아진 6806억여원을 기록했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주유소 이용금액은 16.8% 감소했으나 주유소를 거치지 않은 유류판매 이용금액은 30% 증가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가격하락에 따라 수요증대와 결제금액 감소효과가 엇갈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박세영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카드 사용금액 증가율이 높아진데는 지불결제산업에서 카드가 갖는 편의성 혜택이 높아진 것과 함께 경기침체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의 현금보유가 줄어든 가운데 신용카드가 주는 일시적 대출효과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민간최종소비지출증가율(2.8%)은 전년(2.9%)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순수개인카드승인금액증가율은 5.9%에서 6.5%로 소폭 늘어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박 연구원은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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