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 사태로 국내에서 중단됐던 체세포복제 배아 연구가 7년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 12일 올해 1차 본회의를 열고 차병원 줄기세포연구팀이 제출한 체세포복제 배아 연구계획을 심의, 조건부 승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차병원은 계획서에서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시신경 손상이나 뇌졸중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배아줄기세포란 세포의 분화 단계 중 ‘배아’ 단계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2020년까지 5년간 난자 600개를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제출했다. 국내 생명윤리법상 동결된 난자만 사용해야 한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기관 중 실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허가된 곳은 차병원이 유일하다.
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연구계획을 승인하면서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난자와 체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법률을 지킬 것과 내부 생명윤리위원회를 적절하게 운영할 것, 인간 복제에 잘못 이용될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 체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이를 최종 승인하면 2009년 차병원 연구팀 이후 7년 만에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연구가 국내에서 재개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지적한 조건을 충족하게 되면 되도록 빨리 승인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을 이끄는 이동률 차병원 교수는 “지금까지는 동결 난자를 이용해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며 “우선 동결 난자를 사용해 연구하는 게 핵심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공용줄기세포’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공용줄기세포’란 모든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는 줄기세포다. 0.5% 정도의 사람은 공용으로 쓸 수 있는 체세포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면역거부반응을 피하는 줄기세포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차병원은 국내 연구가 막혀있는 동안 미국 하버드대학과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해외에서 체세포복제 연구를 이어왔다. 차병원 관계자는 “꾸준한 연구로 작년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개발 성공률을 기존 1~2%대에서 7%대로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계획이 승인되면 시신경 손상이나 뇌졸중 치료 등의 연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성체줄기세포에 집중됐던 연구가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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