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회장과 내외빈들이 기아차 멕시코공장에서 생산되는 K3(현지명 포르테)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비호 주멕시코 한국대사,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연방경제부장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누에보 레온 주지사 |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서 진행된 기아자동차 멕시코공장 준공식에 등장한 정 회장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이날 발언은 당초 환영사 원고에는 없던 정 회장의 즉석 발언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기지’ 위상을 세우겠다는 정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공장은 중국, 유럽, 미국에 이은 기아차의 4번째 해외 생산거점이다. 자동화 첨단설비와 부품 공급 시스템 등 기아차의 공장 건설 비법이 총동원됐다. 차량의 뼈대를 만드는 차체공장은 300여 대의 로봇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100% 용접자동화를 달성했다. 이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68대로 53초당 1대꼴로 준중형 K3가 생산된다. 기아차 완성차공장 중 최고 수준의 생산성이다. 정 회장이 생산기지의 ‘명문’을 거론하며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힌 배경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총 1조원을 투자한 기아차는 멕시코 시장 개척과 미주지역 공략의 두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작년 7월 이전까지 멕시코 진출 실적이 전무했다. 그동안 20%라는 고관세 장벽에 꽉 막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멕시코공장 완공으로 연간 최대 4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춰 멕시코 내수와 미주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현지 생산량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국내수출 물량에 대해서도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연간 판매량이 135만대에 달하는 멕시코 거대시장에서 GM, 닛산, 폭스바겐 등 글로벌업체들과 경쟁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2014년 8월 멕시코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계약을 맺고 그해 10월부터 공장 건설에 착공한 기아차는 장기간 폭우가 쏟아지는 악조건을 뚫고 14개월 만에 공장을 완공해 멕시코 현지인들로부터 ‘기적’을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
박우열 기아차 멕시코법인 구매실장은 “이번 공장 가동으로 49% 수준이던 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을 55%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시장 상황에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케리아시(멕시코)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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