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대출 요건 강화…서울서 '내집장만' 난항
↑ 보금자리론 / 사진=연합뉴스 |
보금자리론 대출이 어려워졌습니다.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책으로 보금자리론에 대한 수요가 쏠리자, 주택금융공사가 공급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보금자리론이란 대출실행일부터 만기까지 안정적인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입니다. 10~30년간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설계됐고 금리가 연 2.50~2.75%로 시중은행보다 낮기 때문에 서민형 주택대출상품으로 불립니다.
주택금융공사는 연말까지 보금자리론 대출대상 요건을 일시적으로 변경한다고 17일 밝혔습니다.
담보 주택가격과 대출한도를 각각 최대 3억원과 1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부부 합산 소득을 연 6000만원 이하 가구로 제한한 것이 변경안의 핵심입니다. 기존에는 주택가격과 대출한도가 각각 최대 6억원과 5억원,부부합산 연소득 6천민원 이하 가구였습니다. 즉 대출요건은 강화하고 대출한도는 줄여 신규 공급액을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주금공이 보금자리론을 변경한 이유는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 조치로 인해 보금자리론 신청이 급증해 판매잔액이 초과한 것에 따른 조치입니다. 주금공 관계자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며 상대적으로 보금자리론 신청이 급증하는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보금자리론 판매잔액이 연간 목표액이던 10조원을 이미 초과했다"고 말했다.
실제 보금자리론 판매액 증가세는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책 시행 시점과 흐름을 같이 합니다.
정부는 지난 2월(수도권)과 5월(비수도권) 시중은행에 대출심사를 보다 깐깐하게 하는 '주담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습니다. 이어 8월에는 '8·25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주금공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췄습니다. 이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대출 소비자들은 보금자리론으로 몰려갔습니다. 2월달 6693억원이었던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3월과 4월 8384억원, 9554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보금자리론 대출 규제에 대해 금융권 전문가들의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대출한도가 1억원으로 축소됐기 때문에 사실상 집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한도가 최대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졌는데 이는 사실상 보금자리론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수억원씩 자금을 모아두지 않은 이상 현실적으로 1억원 대출을 받아서는 서울이나 수도권 내에 집을
그는 "결국 급하게 돈을 구해야 하는 사람들은 부담을 안고 금리가 더 높은 시중은행 등을 이용해야 한다"며 "만약 보금자리론 제한이 연말을 넘겨 내년까지 이어지기라도 한다면 장기적으로 서민들이 보유하는 주택의 질이 나빠지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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