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이 기약없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대체인력의 피로도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 염려가 높아지고 있다.지난 22일 수도권 전철 분당선 서울 왕십리역 부근에서 열차가 고장을 일으켜 승객 150여명이 한 시간 넘게 열차 안에 갇히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4분 수도권 전철 분당선 서울 왕십리행 열차가 기관 고장으로 왕십리역와 서울숲 역 지상구간에서 멈춰섰다. 코레일은 전동차가 역과 역 사이에 멈춰 있어 승객 안전을 위해 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전동차 문을 열고 나오지 말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열차 이동 작업이 지체되면서 승객 약 150여명은 한 시간 넘게 지하철 안에 갇혀있어야 했다. 사고 수습이 지체되면서 일부 승객들은 사고 상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코레일의 대응은 승객들에게 보상금 명목으로 5000원을 지급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고장난 열차는 군 소속 대체기관사가 운전을 맡고 있던 것으로 확인돼 대체인력의 숙련도와 피로도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전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고장을 일으킨 전동차 사고도 군 소속 대체기관사가 운행 중이었다. 더욱이 분당선은 기관사가 차장 없이 혼자서 차량 운전을 맡는 ‘1인 승무제’로 운영돼 혼란이 더 컸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013년 철도파업 당시에는 철도대 재학생이 몰던 전동차에서 내리던 80대 승객이 스크린도어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재학생 대체인력을 전면 철수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동력장치 고장으로 인한 사고”라며 “대체인력 투입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7326명의 파업 참가자를 대신해 4826명의 대체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체인력은 기관사 면허 등을 보유한 전문인력”이라면서도 “다만 사무인력, 협력업체 직원 등이 낯선 업무에 투입돼다보니 피로도가 급격
최정호 국토부 2차관도 이날 코레일 분당승무사업소와 차량사업소를 방문해 “수도권 전철 기관사, 승무원은 파업 기간 중 군 인력 등 대체인력이 투입되고 있는 만큼 안전교육을 철저히 시행하고 현장인력 피로도를 면밀히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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