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덕 KIST 박사 |
KIST 치매DTC(Diagnosis·Treatment·Care)융합연구단 소속 박기덕 박사팀은 치매 환자의 인지장애를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규 치료 후보약물을 최근 개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창준 KIST 박사팀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당시 이 박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반응성 성상교세포(신경세포에 영양분이나 신경전달물질 등을 운반하는 아교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분비하고 이것이 기억장애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바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기억장애의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사후 뇌 검사를 통해 신경세포 사멸이 기억력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신경세포의 파괴나 감소가 아니라 신경세포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인 가바가 알츠하이머의 새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신약 개발의 토대가 마련됐다.
박 박사팀이 최근 개발한 합성신약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는 가바 양을 줄여줄 수 있는 물질로 치매 환자의 기억력 저하나 인지 장애를 개선할 수 있는 치료 후보약물이다. 연구진은 이 약물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유전자 변이 쥐에 투여해 다양한 행동실험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쥐의 인지 기능이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적은 용량(1㎎/㎏)으로 장기간 투여한 시험에서도 인지 기능 개선 효능이 입증됐다.
연구진은 고령의 환자에게 장기간 투여하는 치매 약물 필수요건인 약물 안전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생체 유래 화합물인 아미노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기를 도입함으로써 화합물을 만들었다. 그 약물성도 검증한 결과 이 후보약물은 경구로 섭취하더라도 인체 뇌 속으로 빠르게 전달됐으며 생체 독성이나 다른 신경계 부작용 역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상에서 초기 효능은 우수하지만 장기간 투여 시 치료 효능이 미미해 실패한 기존 대조 약물과의 비교 실험도 진행됐다. 그 결과 대조 약물은 2주가 지나면서 인지 능력에 중요한 신경세포 발화 능력이 사라지는 반면 이번 후보약물은 4주까지 지속적으로 신경세포 발화 능력을 유지시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KIST 개발 기술은 선급금 5억원을 포함해 총 60억원의 계약금으로 메가바이오숲에 이전됐다. 추후 경상기술료는 순매출액의 3%로 책정됐다. 박 박사는 "이번 성과는 기존 치매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신규 치료 기전을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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