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사진 = 한경우 기자] |
지난 25일 서울 도봉구 강북힘찬병원에서 만난 이수찬 원장은 "15년 전에 환자가 대학병원을 찾으면 문진부터 시작되는 진단 과정을 거쳐 실질적 치료를 받기까지 1달여가 걸리기도 했다.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개인병원이 수술 역량까지 갖추면 환자가 하루만에도 진단에서 수술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힘찬병원 개원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02년 이 원장을 비롯한 10명의 의사와 140여명의 직원이 모여 진료를 시작한 힘찬병원은 개원 넉달만에 무릎인공관절수술 1000례를 달성할 정도로 환자들을 끌어 모았다. 개원한지 반년만인 지난 2003년 5월에는 척추 내시경기기까지 도입했다.
관절·척추에 집중한 덕이다. 이 원장은 "당시 개원가에서는 인공관절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지 않았지만, 개인병원도 시스템만 잘 갖추면 환자에게 더 빠르고 편하며 좋은 시설을 활용해 집중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힘찬병원은 관절·척추 전문병원이었기 때문에 이익을 내면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고 말했다.
빠른 성장 탓인지 성장통도 빨리 찾아왔다. 개원 이듬해인 지난 2003년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의료사고를 계기로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방문간호사제도'를 지난 2004년 도입했다. 힘찬병원에서 수술받고 퇴원한 환자를 의료진이 찾아가 사후 서비스를 하는 제도다.
"간호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하면 병원에서는 말하지 못한 불만 사항을 털어 놓는 환자들이 있다. 이를 병원 내에서 공유해 같은 불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7개 팀이 활동하는 힘찬병원의 방문간호사팀들은 각각 하루 7~8명의 환자를 방문하고 있다. 방문간호사팀의 일정은 일주일에 하루만 진료를 보는 이 원장이 매일 챙기는 업무다.
힘찬병원의 콜센터에는 44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환자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보다 환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치료받은 뒤의 예후를 묻고, 이를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게 콜센터의 주 업무라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공격적으로 분원을 늘린 것도 환자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다. 힘찬병원은 개원 4년만인 지난 2006년 서울 양천구의 목동힘찬병원의 문을 연 뒤 현재 서울 강서구·도봉구·송파구, 부산, 창원 등 모두 8개의 분원을 냈다. 공격적 확장 배경에 대해 이 원장은 "관절·척추 질환 환자들은 거동이 불편할 가능성이 크다"며 "병원이 환자들 있는 곳으로 진출하는 것도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규모를 키운 힘찬병원은 자체적인 의료진 육성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전문의를 획득한 뒤 펠로우십을 거치지 않은 의사들에게는 6개월 정도의 별도 교육을 받도록 한다"며 "교육 기간에는 환자 진료를 맡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병원에서는 환자에 대한 의료행위 이외의 업무도 많지만, 힘찬병원에서는 임상 위주의 교육을 하기 때문에 6개월만으로도 충분히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학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힘찬병원은 지난 2007년 의사들의 논문 작성을 지원하기 위해 관절의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국제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과 SCI확장판급에 속하는 학술지에 힘찬병원 의료진이 발표한 논문은 모두 50편에 이른다.
환자에 대한 서비스, 의료진의 역량을 바탕으로 힘찬병원은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UAE 샤르자대병원 내에 '힘찬관절·척추센터'를 오는 10월 개소할 계획이다. 현지 병원을 위탁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를 들고 중동 지역에 병원이 진출하는 건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샤르자대병원은 힘찬관절·척추센터를 위해 별도의 수술실까지 마련해주기로 했다. 또 내년 초에는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주에, 향후에는 러시아와 몽골에 각각 힘찬병원의 분원이 문을 연다.
이 원장이 해외 진출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외국인 환자 유치 업무를 하는 국제협력팀의 건의였다. 해외 진출을 결심한 뒤 다른 의료기관보다 준비가
이에 4개의 해외병원 개원을 한꺼번에 추진하게 됐다.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공격적 해외진출이지만 이 원장은 이것이 힘찬병원을 글로벌 관절·척추 전문 병원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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