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들이 상품 구매 후 직접 촬영한 동영상 리뷰를 모아 보여주는 11번가의 `꾹꾹` 서비스. 가짜 리뷰를 막기위해 AI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해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사진 제공 = 11번가] |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의 발달로 온라인쇼핑에서 상품에 대한 '평가'가 중요해 지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사용 후기, 댓글에 따른 구매 성향이 강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리뷰가 매출로 직결되는 경우 많아 리뷰 1건당 1000원을 지불하는 등 '가짜 리뷰' 대행업체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들 전문 리뷰 대행업체는 다수의 회원 ID와 인터넷 IP주소를 보유해 진짜와 구분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전체 상품평의 1% 내외가 허위 상품평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해 가짜 리뷰를 잡아내기 위한 기술 고도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정보 홍수시대 AI를 통해 가짜 정보를 생산하는 '딥페이크(Deepfake)와의 전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미국 소매업계에선 딥페이크에 대응하기 위해 아마존 뿐 아니라 페이스북, 구글, 인스타그램, 옐프 등 다방면에서 AI기술까지 동원해 가짜 리뷰를 걸러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AI 기술로 가짜 리뷰를 걸러주는 맛집 순위 사이트도 등장했다. 도쿄 시내 라면집 중 구글(Google) 리뷰가 100건 이상인 가게 4000여곳을 대상으로 AI를 이용해 가짜 리뷰를 걸러냈다. 그 결과 구글 리뷰 13위던 가게가 1위로 올라서고 반면 순위가 339단계나 떨어진 가게도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11번가, 이베이코리아(옥션, 지마켓) 등 소매업체들이 AI기술을 이용해 가짜 후기를 걸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배달업체 요기요도 지난달 인간 작업자 없이 AI로만 가짜 리뷰를 거른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AI는 '리뷰 알바'들이 작성하는 상품평의 특성을 잡아 낸다. 이들 리뷰는 상당 수가 반복적인 키워드나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통상 30자 이상 리뷰를 작성해야 보상을 받는데 '리뷰 알바'들은 작성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의미한 단어를 나열한다는 것이다. 또 동일한 아이디로 반복 주문하는 형태로 대량 구매 후 리뷰가 작성되는 것도 추적대상이다.
11번가의 경우 '맛있어, 맛있어, 맛있어'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배송 빨라요 배송 빨라요 배송 빨라요'처럼 동어반복 등 유해 텍스트를 걸러내는 AI로봇엔진을 자체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동영상 리뷰도 AI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해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영상을 프레임으로 나눠 프레임 속 색상과 형태 이미지를 파악해, '노출' '폭력' 등 카테고리별 이미지와 비교해 검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11번가 김용희 소셜미디어기획팀장은 "제품을 구매하게 하는 결정적인 기준으로 리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 사례와 달리 11번가의 경우, ID당 한번씩만 '좋아요'를 남길 수 있고 제품을 구매해 리뷰를 남기려면 본인인증 절차가 있어 가짜 계정으로 활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G마켓과 옥션, G9도 실제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 한해 상품평을 남길 수 있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
아마존의 경우 알고리즘을 통해 리뷰 개수와 별점에 따라 자동으로 '아마존의 선택'이란 태그를 붙여주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가짜 리뷰를 통해 이 태그를 획득하려는 시도가 잦다. G마켓이나 옥션의 경우에도 '평점높은 순'이나 '상품평 많은 순' 정렬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나, 태그를 따로 달아주거나 태그 상품에 노출이 몰리는 식의 시스템은 없기 때문에 판매자가 홍보성 후기를 작성해서 올리는 이슈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베이코리도 AI 시스템을 통해 상품과 관련 없는 이미지나 의미가 불명확한 텍스트로 구성된 후기는 걸러내고 있다. 예를 들면 '어후짱짱잘받ㅆㄸ어유&*!!' 또는 '!@#$%%넹'처럼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은 다른 고객들이 볼 수 없게 컴퓨터가 삭제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상품과 관련 없거나 동일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등록될 경우, 다른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해당 내용은 비공개 처리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역시 실구매자만 리뷰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가짜 리뷰가 작성될 가능성도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FDS(사기방지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 기술을 적용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일치하거나 연관성이 있는지, 비정상적 패턴은 없는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짜 리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예를 들면, 판매자 가입 정보, 판매자센터 접속 로그인 정보와 구매자 가입 정보 및 구매평 작성 시점의 접속 정보 등을 비교 분석해 판매자와 구매자간 연관도를 판단해 조치한다. 디지털전환(DT)을 서두르고 있는 오프라인 업체들도 '가짜 리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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