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쌀쌀한 날씨속에 찾았던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테라스'. 젊은이들의 성지로 불리는 홍대 역 근처에 위치해 있는 곳이라 혼잡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매장안에는 고객은 물론 옷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옷이 있어야 할 자리엔 탁 트인 라운지와 옥외공원이 자리잡았고, 바쁘게 쇼핑해야 할 고객들은 그곳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던 것. 마치 명품업체의 체험 매장을 연상케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12조75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온라인 시장이 거대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패션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강화하는 추세다. 다만 매장은 제품 판매만을 위한 공간만은 아니었다.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의 '라이프 트렌드 2020'이 선정한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는 '체험소비의 확산'이다. 이젠 '경험'과 '체험'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들을 방문해 자세히 들여다봤다.
◆ "제품보다 브랜드 경험하세요"
2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는 지난해 9월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를 오픈했다. 홍대입구 한복판 17층에 위치한 무신사 테라스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오후 4시쯤, 무신사 테라스를 둘러싼 통창으로 자연광이 쏟아졌다. 실내는 베이지, 메탈, 보라색의 조합으로 꾸며져 모던한 '요즘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 △'무신사 테라스 샵'의 모습. 무신사 테라스 샵에는 800평 규모에 비해 옷이 많지 않다. 이들은 제품 판매와 동시에 고객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 김형준 인턴기자] |
↑ △'무신사 테라스 라운지'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 평소 넓게 트여 있는 이 공간이 브랜드와 소비자를 문화를 통해 만나게 하는 장이다. [사진 제공 = 무신사] |
↑ △'무신사 테라스' 파크에서 바라본 풍경. 많은 방문객들은 무신사 테라스 로고가 있는 이곳을 '포토스팟'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 = 김형준 인턴기자] |
◆ 스토리를 경험하는 공간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플래그십스토어'도 홍대입구, 신사동 처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지난 16일 찾은 홍대 플래그십스토어는 메인 공간에는 안경이나 선글라스 대신 스토리를 가진 전시물, 조형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 △'젠틀몬스터 홍대 플래그십스토어'의 모습. 이곳에선 안경 판매와 함께 스토리가 있는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사진 = 김형준 인턴기자] |
1층에선 새로운 전시가 시작된다. 달의 자전축이 기울어 지구와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열세 번째 달이 생긴다는 가정에서 시작한 젠틀몬스터의 새 캠페인 '13'이다. 은은하게 켜졌다 꺼지는 조명, 선글라스를 끼고 명상하는 인물이 전시됐다. 부서진 테이블과 떨어진 바위들은 그 스토리를 듣는 이를 몰입시킨다.
젠틀몬스터 플래그십스토어는 소비자에게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설립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젠틀몬스터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매장에서 찍은 '감성샷'을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업로드 한다. 이렇게 각인된 젠틀몬스터에 대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인상적인 프리미엄 아이웨어 브랜드로 자리 잡게 한다는게 업체측의 목표다.
하용수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패션업계가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경험'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취하는 것"이라며 "과거 오프라인 매장이 판매를 목적으로 운영됐다면 오늘날의 경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온라
[디지털뉴스국 김형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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