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에이즈 감염자가 작정하고 전파하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주먹구구식 에이즈 관리실태를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에이즈 감염자 수는 모두 6천 1백여 명.
매년 7%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며, 해마다 감염자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90% 이상이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됐습니다.
▶ 인터뷰 : 남정구 / 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관
- "우리나라는 감염 경로가 98.9%가 성접촉 감염입니다. 80년대 후반에는 해외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많았었는데, 그 이후에는 거의 다 국내에서 감염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감염자들이 에이즈를 전파하려고 마음먹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겁니다.
정부 정책이 감염자의 현황 파악에 맞춰져 있다 보니, 확산 방지를 위한 주기적인 교육이나 사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에이즈 관련 규정을 보면 타인에게 감염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 치료나 요양을 권고할 수 있을 뿐, 당사자가 원치 않을 땐 속수무책입니다.
관할 보건소 담당자 한 명이 많게는 1백 명의 에이즈 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이뤄지기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감염인의 정신적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 인터뷰(☎) : 김봉준 / 대한에이즈예방협회 상담사업팀장
- "감염인들에게 적절한 교육이나 상담이 제공된다면 그분들의 삶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주면서 감염인들의 위험한 행동이나 이런 것들이 예방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환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줄여주려는 노력이 병행돼야만 이번과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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