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개성공단 이외에도 내륙 공단에 우리 업체 400여 곳이 입주해 있습니다.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긴급 진단, 오늘은 평양 등 북한 내륙에 진출한 기업들의 실상을 윤영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북한에서 모래를 채취해오는 업체입니다.
북한 모래는 알이 굵어 상품성이 높기 때문에 이 업체는 2006년 북한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남측 건설현장에 모래를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며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 인터뷰 : 최성업 / 한국골재협회 지회장
- "(국내 모래 채취) 허가가 종료된 상태에서는 북한의 교류 때문에도 그렇고 그쪽의 모래를 채취했었는데, 요즘은 남북 경색 등의 문제 때문에 채취를 못 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윤영탁 / 기자
-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에 모래 채취선 2척이 2만 4천 톤의 모래를 북한에서 실어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단 한 척도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어려운 곳은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모래를 들여오는 업체 15곳 가운데 벌써 3~4곳은 부도 위기에 놓였습니다.
북한 내륙, 특히 평양에 진출한 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마와 면, 비단 등 옷감을 가공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 10월 평양에 공장을 지었습니다.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면 한 해 1억 달러 매출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중국과 국내 공장 시설을 모두 평양으로 옮겼습니다.
모두 180억 원을 쏟아 부은 이 공장은 8개월 동안 단 하루도 돌려보지 못했고, 회사는 국가가 피해를 보상하라며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 인터뷰 : 김정태 / 안동대마방직 회장
- "들어간 투자 외에도 10년 가까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매달려 있었고, 준비 기간까지 다 산정하면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한창 좋았던 2000년, 평양·남포 등 북한 내륙에 진출한 기업은 임가공 업체와 교역업체를 합쳐 500개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벌써 100개 기업이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북한 내륙 공단도 개성공단만큼이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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