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발생 이후 정부는 거점 병원과 약국에 항바이러스제를 보급하고 검사 기관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크게 다릅니다. 대학 병원은 물론 일선 보건소를 찾아도 치료는커녕 검사를 받는 것조차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정규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국내에서 신종플루로 사망한 환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발병 후 며칠 새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점입니다.
그런 만큼 정부는 일선 의료기관의 초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반 병원에서도 의심 환자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 기관에 의뢰함으로써 신종플루 진단과 치료가 적기에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조차 신종플루 검사가 가능한 거점 병원은 어딘지, 환자의 검체를 채취해 어느 병원으로 보내야 할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A대학병원 관계자
- "일선의료기관 같은 경우에는 치료 거점 병원이 어디인지도 알 수가 없고, 실제로 어느 병원에 가면 확실히 진단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거든요. 그런 게 제일 문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 현장의 대응은 우왕좌왕 그 자체입니다.
▶ 인터뷰 : 조 모 씨 / 서울 중구 신당동
- "응급실에 들어가서 처음 의심한 게 신종플루였어요. 아기가 그전에 외가댁 가려고 공항을 왔다갔다했고… 이 병원에선 (신종플루) 검사를 할 수도 없고 내용을 알 수도 없고, 어떤 다른 곳으로 검사를 하고 싶다는 사람을 옮겨 줄 수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보건소 역시 신종플루 검사를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250여 개에 달하는 전국 보건소에서 하루 동안 신종플루 검사가 가능한 인원이 불과 7백여 명.
보건소 당 3~4명에 불과하다 보니, 의심환자가 하루에만 수십 또는 수백 명씩 보건소를 찾는 현실에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종구 / 질병관리본부장
- "보건소로 환자가 몰려서 보건소에서 보는 사람들이, 보건소로 오는 많은 부분이 검사가 불가능하니까…"
신종플루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하루빨리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으라고 강조하고 있는 보건 당국.
하지만, 정부 정책과 따로 노는 의료 현장의 현실은 신종플루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만 키우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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