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브레인’ 마지막회는 갖은 사망설이 난무했던 시청자들의 추측과 달리 열린 결말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이 드라마도 결국 사람이 전부였다. 이강훈(신하균)은 최고의 의사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었고, 윤지혜(최정원)와 서준석(조동혁)은 성장을 위한 각자의 위치를 찾았다. 아버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느껴 죄책감으로 고통받던 강훈은 김상철(정진영)교수의 희생에 치유를 받았다. 그리고 지혜는 강훈의 곁을 지켰다.
성공을 위해 피도 눈물도 없이 위해 일에 매진하는 건방진 의사 강훈과, 그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의술을 펼치는 준석의 대결 구도는 ‘하얀거탑’과 유사했다. 하지만 ‘브레인’의 진정한 대결구도는 김상철 교수와 강훈의 관계였다.
서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두 사람은 메스보다 더 날카로운 연기로 긴장감을 더했다. 오죽하면 두 사람이 함께한 씬에서 오금이 저린다는 평이 나왔을까. 아버지를 죽게 한 의사를 선배로 만나 그를 뛰어넘으려 애쓰지만, 결국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그에게 무릎 꿇고 빌어야 했던 자리는 신하균이 아니면 진입할 수 없는 성역이었다.
최정원 또한 ‘외과의사 봉달희’같은 씩씩하지만 실수투성이 여주인공 연기를 맛깔스럽게 소화했다. 배역으로 보나 연기내공으로 보나 신하균 정진영의 아우라에 눌릴 수밖에 없었음에도, 가련하고 예쁘게 제 색깔을 냈다.
의학드라마는 휴머니즘을 치열하게 그려내기에 유리한 소재다. 이 드라마 역시 사람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상징적 행위 끝에 종착에는 사람의 마음까지 치료됐다. ‘브레인(뇌)’이 곧 마음이라는 분명한
김상철 교수는 자신을 치료하지 못해 자책하는 강훈에게 진정한 이해가 담긴 한 마디를 던졌다.
“이강훈, 도도하게 거만하게 잘난 척 하고 살아. 니 욕망을 향해 달려가. 이게 너에게 주어진 형벌이야”
이 말은 동시에 우리를 위한 고언인지도 모르겠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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