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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방송된 KBS2 ‘호루라기’에 매일 아들에게 맞고 산다는 어머니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인권수사대가 찾아간 집 앞에서 심상치 않은 비명이 들려왔다. 고통스럽다고 울부짖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 집의 어머니였다. 병원에 심리치료를 받으러 가자는 말에 흥분한 아들이 어머니를 발로 짓밟아왔던 것.
아들에게 허리를 맞았다는 어머니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문 밖으로 힘겹게 기어 나오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울고 있는 어머니를 옆에 두고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게임에만 열중했다.
아들의 난폭한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밥을 먹으면서 갑자기 반찬과 물 컵 등을 집어 던지기 일쑤였고, 그만하라는 어머니에게 “내 앞에서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아들이 처음부터 폭력적 행동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어머니 손에서 자랐다는 그는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도맡아 하고 기념일마다 손 편지까지 전해주던 착한 아들이었다.
모자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아들이 고3이 되고난 후였다. 아들의 성적이 떨어지자 마음이 조급해진 어머니는 명문대만을 고집하며 다그쳤다. 아들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채 점점 세상과 담을 쌓기 시작했다.
아들은 “남들 부모님은 성적이 떨어지면 위로를 해주는데 우리 엄마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엄마와 지금의 엄마가 자꾸 겹쳐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내가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으니 되갚아 줘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는 말로 쌓아왔던 분노를 표했다.
제작진의 계속된 설득에 아들은 장기 입원을
엄마는 “아들이 지난날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왜 몰랐는지 속상하다”며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자유롭게 살라고 말할 것 같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사진=KBS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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