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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 극장 앞. 영화 ‘잭 리처’ 측이 마련한 특별한 레드카펫 양옆으로 늘어서 있던 인파 속의 한 40대 남성이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에게 야구공을 내밀었다.
뒷줄에 있어 사인을 받지 못한 이 남자는 자신을 지나치려 한 톰 크루즈를 불러 세웠다. 그는 결국 야구공에 ‘친절한 톰 아저씨’의 사인을 받아냈고, 이 공을 아이에게 선물할 마음에 기뻤는지 “땡큐”를 연발했다.
톰 크루즈는 영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이 남자는 물론 자신을 열렬히 환영해준 부산 팬들에게 특유의 미소와 친근한 눈빛을 보냈다. 그의 친절함은 1시간이나 넘게 계속됐다.
이미 5번이나 한국을 방문했던 그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팬들은 톰 크루즈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잭 리처’의 팸플릿과 포스터, 사진, 메모지, DVD 등을 들고 사인을 요청했다.
톰 크루즈는 팬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줬고, 악수와 포옹을 하기도 했다. 또 직접 셀카도 찍어주며 확실한 팬서비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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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팬들의 환호에 톰 크루즈 일행은 친절하게 응대했다. 양쪽으로 서 있던 팬들을 놓치지 않고 왔다갔다하며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100m 길이의 레드카펫을 지나오는데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날 진행을 맡은 신영일 전 아나운서가 “이 정도 추위에 이런 친절은 정말 누가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사실 이날 하늘연 극장 안에는 톰 크루즈가 한시라도 빨리 들어오길 기다리는 팬들이 1000명 정도가 더 있었다. 외부에서 많은 시간을 쓴 톰 크루즈 일행은 내부에서 기다린 팬들은 외면하는 것처럼 보였다. 5m를 이동할 때 10분이나 걸렸는데 건물 안에서는 사인을 생각만큼 많이 해주지 않았던 것. 팬들은 자신들을 무심하게 지나간 할리우드 스타에게 못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톰 크루즈는 역시 ‘친절한 톰 아저씨’였다. 이날 극장 안에서는 부산시 명예시민 위촉장 수여식과 부산을 찾은 소감 정도만 밝힌 뒤 퇴장하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퇴장하던 톰 크루즈가 안에 있던 팬들에게 미안했는지 발걸음을 돌렸다. 크루즈 일행이 뒤돌아서자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고, 그의 친절함에 감탄했다. 다시 팬 한 명 한명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어줬다. 영화 홍보 차 의례적으로 한국에 들러 슬쩍 레드카펫 행사를 지나간 배우들과 차원이 다른 배려였다.
그는 또 잠시 짬을 내 국내 영상매체들의 인터뷰 요청도 응했다. 부산을 찾은 소감과 영화 이야기를 잠깐 전했고, 한국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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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를 시작으로 ‘미션 임파서블2’(2000), ‘바닐라 스카이’(2001), ‘작전명 발키리’(2008),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에 이어 6번째 한국을 방문한 그의 이번 부산 일정은 지방 팬들을 만나고 싶다는 톰 크루즈의 바람으로 이뤄졌다. 그는 올해도 ‘친한파 할리우드 스타’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한편 17일 개봉 예정인 ‘잭 리처’는 저격수에 의해 시민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체포된 용의자가 결백을 주장하며 잭 리처(톰 크루즈)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다. 톰 크루즈가 직접 액션신과 자동차 추격신 등을 소화했다. 리 차일드의 소설 ‘원샷’이 원작이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제작진과 톰 크루즈가 힘을 합쳤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해운대 우동(부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