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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선배한테 맞을 때나 선배를 때릴 때, 정화 선배를 묶어야 할 때도 어려웠어요. 나 스스로를 묶어 물에 들어갔을 때와 테이프를 먹어야 하는 신도 있네요. 힘든 게 많았죠. 특히 쉽지 않은 감정이어서 더 힘들었어요.”
김효진은 26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끝과 시작’ 언론시사회에서 “2009년 때 촬영한 영화로 기억하는데 늘 비슷한 캐릭터만 들어오다가 새로운 영화를 해보고 싶을 때 이 작품이 들어와 굉장히 반가웠다”고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는 은밀한 사랑을 나누던 중 우연한 사고로 죽은 남편 재인(황정민)과 그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 아내 정하(엄정화), 그리고 어느 날 찾아온 남편의 여자 나루(김효진)의 사랑과 그들 사이에 숨겨진 비밀을 담았다.
김효진은 “단편영화로 시작한 작품이라 준비기간이나 촬영기간이 짧았다”며 “꿈꾸듯 흘러가 버린 촬영이었지만 대단히 많은 것을 배웠다. 애정을 갖고 집중했고, 몰입했다. 짧게 촬영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다”고 기억했다.
‘끝과 시작’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세 사람의 관계는 끝이 시작이고, 시작이 또 끝인 것 같다. 모호한 관계 속에서 사랑과 삶을 이야기 한다. 특히 후반부 엄정화와 김효진의 베드신은 영화의 중요한 장면이다.
김효진은 “정화 선배와 베드신은 굉장히 주요한 장면을 차지하는 것 같은데 다행히 정화 선배가 편하게 해줘 잘 찍을 수 있었다”며 “솔직히 어떻게 찍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몰입했다. 또 정화 선배가 나를 배려해서 잘 찍을 수 있었다”고 웃었다.
민규동 감독은 “이렇게까지 좋은 배우들을 섭외할 욕심내지 못했는데, 촬영이 임박해 작품에 욕심이 나서 엄정화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며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우정출연하겠다고 말했고, 엄정화가 참여하며 황정민도 초대할 수 있었다. 김효진은 영화 ‘여고괴담2’ 오디션 때 보고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내가 가진 선입견보다 굉장히 열려 있는 사람이었고, 영화적인 욕망도 많아서 반갑게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민 감독은 “만나자마자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어려운 촬영을 해야 했지만 충분히 공감하며 함께 했다”며 “몽환적인 이야기지만 많은 것이 재미있게 얽혔다. 짧은 영화로 만들기 아까워 욕심을 내 긴 영화가 됐는데 일반 영화가 친절한 장편소설 같은 느낌인 반면, 이 영화는 시적 재미가 있어 마음을 열고 보면 또 다른 재미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내 아내의 모든 것’을 흥행시킨 민규동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다. 4월4일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관람불가. 87분.
한편 황정민과 엄정화는 이날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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