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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배우 출신이 뭘 하겠어?’, ‘얼마나 잘하겠어?’, ‘배우로 잘 나갔는데 내가 왜 지원을 해야 하지?’ 등등 촬영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작을 해주기로 했던 분이 있었는데 3년 동안 연락도 없었죠. 정말 어려웠어요.”
특히 제작이 중단될 뻔한 일은 잊고 싶은 순간이다. ‘마이 라띠마’는 4억 7000만원 가량(P&A 비용 포함)이 투입됐는데, 일반 상업영화와 비교하면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바로 조달하기는 쉽지 않은 자금이었다. “그건 정말 스트레스였죠. 제작이 중단되면 그게 무슨 망신이에요?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 뛰어다녔죠.”
자신의 개런티를 스태프 인건비로 지급한 유지태는 “‘마이 라띠마’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흥행까지 한다면 제가 만든 작품과 같은 영화들에 지원과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작품의 예산이 중요한 것도, 물론 내가 희생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음 분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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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는 소외된 이들을 찾아다녔다. 어촌마을에 사는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했던 이야기는 이주노동자와 청년 백수로 살이 붙고 변화되기도 했다. 그는 이주여성을 다룬 자료는 거의 모두 찾아봤다. 오랫동안 묵혀 둔 이야기는 유지태에게 일종의 짐이었던 걸까?
“언젠가는 풀어내야 할 짐이긴 했죠. 그 이야기도 그렇지만, 감독이 되는 것도 그랬어요. 많은 것을 담았다고 하는데 이주 여성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그렇고, 수영의 이야기 등 억지로 담은 것은 없어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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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는 “배우들과 스태프가 없었으면 완성되지 않았을 영화”라며 “모두가 같이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인임에도 탁월한 연기를 선보인 박지수에 대해 “전적으로 본인이 다 연기를 한 것”이라며 “앞으로 더 좋은 감독을 만나 좋은 연기를 선보였으면 한다. 박지수를 얘기할 때 유지태라는 이름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지만 더 잘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유지태는 “어릴 때는 솔직히 사회를 돌아볼 틈이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모델 출신인 그는 배우가 되고 나서 점차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현재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아내인 배우 김효진의 덕이기도 하다. 12년간 알고 지냈고, 5년 연애한 뒤 2011년 결혼한 두 사람은 유기견을 위한 활동과 환경 운동 등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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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