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내 이상형은 민아” “민아 선배와 함께 한 방송 꿈같다” “민아 선배와 듀엣하고 싶다” “여자 아이돌 중 민아 선배 가창력이 최고다”
인터뷰 내내 민아 타령이다. 걸스데이 민아를 이상형으로 꼽으며 수줍게 볼을 붉힌 케이헌터는 올해 나이 18세. 한참 민아 얘기를 하다가도 “연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하고 싶지만 지금은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는 형식적인 대답을 내놓는다.
사진=자이언트헌터 제공 |
“유치원 때 TV를 틀었는데 한창 버즈 선배들이 나왔다. 그 방송을 보고 ‘나도 가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꿈을 잊고 살았는데 중학교 1학년 쯤 포맨 선배님들의 노래를 듣고 다시 한 번 꿈을 꾸게 됐다.”
두 번의 도전 끝에 현재 소속되어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한 케이헌터는 3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7월 4일 ‘별이 될래요’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얼굴, 본명, 나이 등 모든 것을 숨긴 채 노래만 공개하며 독특한 목소리를 내세운 그는 뜻밖의 행운을 잡았다. 그를 눈여겨 본 사람은 가수 김장훈이다.
“김장훈 선배가 내 음악을 듣고 먼저 연락을 주셨다. 때문에 비공개였던 얼굴도 예상보다 빠르게 공개됐다. 또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는데 내 길거리 공연에 직접 찾아오셔서 DMZ 공연 제의를 해주셨다.”
케이헌터는 데뷔 전부터 ‘김장훈이 극찬한 가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언론에 노출됐었다. 덕분에 주변사람들에게 관심도 많이 받았고, 신인이 ‘DMZ 콘서트’라는 큰 무대에 오르는 기회까지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낙하산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그는 이런 오해를 잠재우기 위한 방법으로 지난 22일 발매된 첫 번째 미니앨범 ‘사랑 배우기’를 내세웠다.
“엄청난 노력을 했다. 내가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댄스곡을 택했다. 내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절대 낙하산이 아닌 3년이라는 연습생 기간을 거쳐 나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케이헌터의 첫 무대는 ‘풋풋’하거나 ‘어색’하거나 둘 중의 하나로 갈렸다. 좋게는 때 묻지 않는 순수함이지만, 사실상 첫 인상은 무대 울렁증이 있는 ‘신인’ 가수에 불과했다. 무대에 설치된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면서 잔뜩 굳어있던 당시에 대해 그는 “무대에서 걷는다는 건 나에게 안무를 한 거나 마찬가지”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케이헌터는 제법 자신감에 차 있었다. ‘DMZ 콘서트’라는 대형 무대에 선 것도 큰 도움이 됐겠지만 무엇보다 그의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게 한 것은 자신의 노력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난관이 ‘무대 울렁증’이라고 말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마이크와 엠프만 들고 무작정 홍대 거리로 나섰다.
“내가 무대 울렁증이 있다는 것도 방송 앞두고 알았다. 그 상태로 나가면 분명 사고를 칠 것 같아서 직접 부딪히는 방법을 택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별의별 연습을 다 하고 있다. 이제 무대로 걸어서 들어오라는 것쯤은…(무대에) 뒷걸음질 치면서 들어오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사진=자이언트헌터 제공 |
18세 소년의 설렘을 고스란히 무대에 담은 케이헌터. 신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가사 내용과 같은 연애를 해봤냐는 질문에 “소심해서 고백 한 번 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더니 이상형을 묻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걸스데이 민아”의 이름을 내뱉었다.
“옛날부터 좋아하는 가수가 걸스데이다. 그 중에서도 민아 선배. ‘반짝반짝’ 때부터 좋아했고, 방송을 같이 하면서 ‘역시…’라고 생각했다. 민아 선배가 나오는 방송은 다 챙겨본다.”
한 번 부끄러운 듯 고백을 하더니 이내 민아 예찬론을 펼쳐낸다.
“‘붐의 영스트리트’에 나갔었는데 걸스데이와 함께 출연했다. 정말 꿈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함께하는 자리는 정말 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그는 막간을 이용해 개인기도 서슴없이 선보였다. “음…아…요…요즘 난 올라잇”이라며 목을 가다듬고 나온 목소리는 가수 김예림 성대모사다. ‘붐의 영스트리트’ 출연 당시 우연치 않게 했던 성대모사가 꽤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며 자신 있게 웃어보였다. 민아 역시 그의 개인기에 극찬을 보냈단다.
“나중에 민아 선배랑 듀엣을 해보고 싶다. 사심 빼고도 여자 아이돌 중에 가장 노래를 잘하는 것 같다. 이것도 사심인가?(웃음) 내가 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듀엣무대를 꼭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할 시간을 줬더니 “앞으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거다. 댄스에 힙합, 록까지 대중들이 원하시는 여러 가지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민아 선배와의 듀엣 무대도 기다리겠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