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921만4338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인 영화 ‘설국열차’ 속 보안 시스템을 설계한 장본인이자 트레인 베이비 요나 고아성의 아빠 남궁민수로 열연한 배우 송강호가 ‘관상’에서 조선 최고의 관상가이자 관상을 전혀 믿지않는 진형 이종석의 아버지인 내경으로 이미지 변신을 알렸다. ‘설국열차’로 관객을 만난 지 불과 몇 달 만에 신작으로 다시 스크린 섭렵을 나선 송강호이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설국열차’ 남궁민수 못지않은 존재감과 극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적인 인물 중 하나이기에 송강호 역시 ‘관상’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다.
“일단 ‘관상’은 일반관객들 기준에는 (러닝타임이) 길다. (하하) 그러나 모처럼 만에 영화스타일을 벗어 이야기에 집중되는 영화기에 관객들이 반가워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요즘 영화들은 빨리 지나가니까 ‘관상’은 이들과 다른 차별화가 있기에 희망이 보이지만 잘 모르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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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남궁민수 역을 열연한 송강호가 ‘관상’에서 최고의 관상쟁이 내경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사진=영화인 |
“나는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기에 타임머신이 있어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시대로 돌아가서 광경을 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면 이라는 상상을 자주하곤 한다. 드라마틱한 계유정난에 가설이지만 관상쟁이가 등장해 실제사건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는 느낌이 정말 흥미롭더라. 그래서 내경 역을 선택하게 됐다. 내경은 인간의 삶을 표현한 것 같다. 운명 앞에 나약한 인간의 정치적 신념이 무너지듯, 개인적인 인생사가 무너지듯 그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순응하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 같다. 소시민 안에 인간의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는 그런 큰 그릇이 있다고 생각했다.”
송강호의 말대로 내경은 인간의 삶을 단적으로 표현한 인물이다. 때문에 아무리 베테랑 배우지만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또 코미디, 스릴러, 범죄, 드라마 같은 장르 위주로 연기를 선보였고 사극은 처음 도전하는 것이기에 이 어려움은 배가 될 만도 하다.
“‘관상’을 보면 초반에는 유머러스한 부분이 강하다. 그러나 시나리오 상에 유머는 없고 진지한 드라마로 출발해 끝난다. 감독과 배우들이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초반에 경쾌하게 찍길 원했다. 대본에 없는 대사와 상황, 움직임들이 시나리오 밖에서 다 이뤄진 듯한 작업들이 상당히 어렵더라. 또 중반까지의 드라마적인 부분의 리듬이나 호흡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부분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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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관상’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물론 내경 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영화인 |
“실제로 전문가에 관상을 의뢰받은 것이다. 짝눈인 나를 보고 ‘구렁이상’이라더라. (하하) 이는 연기자가 아니면 마술사가 될 상인데 나쁜 게 아니라 직업상 누구를 속이는 상이라고 했다.”
관상이 마치 운명을 암시한 것일까. 관상대로 송강호는 이미 대한민국 대표 배우다. 연기자가 운명이라는 구렁이상을 토대로 봤을 때 최근 흥행작인 ‘설국열차’를 제외하고 ‘하울링’ ‘푸른소금’ 등의 흥행성적은 다소 좋지 않았다. 때문에 “송강호시대는 갔다”는 말들이 나오곤 했다.
“지난해 인터뷰 당시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배우는 일정기간 안에 승자와 패자가 갈려지는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 배우와 예술가는 사람을 연구하고 표현하는 직업이다. 삶은 다사다난하기에 이런 부분들 역시 하나의 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설국열차’가 9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관상’ ‘변호인’ 등도 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삶의 점이다. 이것들이 지나가서 인생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위기론이다. 송강호의 시대가 갔다’는 말들은 중요하지 않다. 나쁠 수도 좋을 수도 있기에 또 이로 인해 배우의 인생이 형성되는 것이다.”
희로애락이 배우의 인생을 형성한다고 믿고 있는 송강호. 그래서인지 그의 연기에는 거짓없이 자연스럽고 진실하기에 더욱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역시 송강호”라고 극찬하게 만든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송강호의 연기는 오직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사실 10여 년 전부터 드라마 섭외가 안 온다. 드라마를 할 생각이 없고 안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그러나 사람일은 알 수 없기에, 나는 영화배우로만 남고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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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설국열차’에 이어 ‘관상’으로 스크린 섭렵을 예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영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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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