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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에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두 사람은 50여년간 연기자로 활동하며 총 세번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지만 부부로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구는 “손숙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배우다. 다른 여배우가 나와 부부로 공연하는 것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며 파트너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손숙 역시 “신구 씨에 대해서는 100% 신뢰가 있다. 나는 신뢰가 있어서 불편한 것이 없다. (두 사람의 호흡은) 이제 관객들이 봐주셔야 할 몫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분장실이 워낙 좁아 신구 씨는 내 앞에서 바지도 그냥 벗는다”며 “이래도 되냐고 물으면 ‘우리가 남자 여자인가’ 라고 한다. 그 정도로 편하다. 진짜 부부 같다”라고 덧붙였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으로 작가 김광탁(45)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신구는 78세에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간성혼수 상태에 빠진 실향민 아버지를, 손숙은 아픈 아버지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밀양출신 어머니 홍매를 맡았다.
김광탁 작가는 “아버지가 간성혼수가 왔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굿을 해달라고 하셨다. 연극도 굿이다. 나 같은 연극쟁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연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죽은자에게 남겨진 유일한 의미는 살아 있을 때 조금 더 다가가지 못한 연민 같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김철리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은 “이 시대가 거대 담론에 휩쓸려서 우리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관용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 하면 살 냄새가 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기본을 잡았다”고 전했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오는 10일부터 10월6일까지 서울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