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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김현식의 유작 가운데 발표되지 않았던 신곡 ‘그대 빈들에’를 비롯한 21곡의 음원 및 음반이 동시 발매된다.
‘김현식 2013년 10월’이라는 타이틀의 이번 앨범은 김현식의 절정기에 그와 영광을 함께 했던 동아기획의 수장 김영이 23년 만에 내놓는 것으로, 앨범에는 ‘그대 빈들에’를 비롯해 ‘외로운 밤이면’ ‘나루터에 비 내리면’ ‘수’ ‘이 바람속에서’ ‘나는 바람 구름’ ‘지난 가을에’ ‘내사랑 어디에’ ‘나 외로워지면’ 등 기존 알려지지 않았던 9곡의 신곡이 담겨 있다.
‘그대 빈들에’는 김현식 표 블루스의 최종 완결판으로 ‘나는 저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았네 세상이 모두 어둠으로 덮힐 때 나는 또 어둠을 걸었네’, ‘이젠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나봐, 이젠 잊어야할 시간이 되었나봐’라는 가사가 짙은 페이소스로 다가온다.
‘나루터에 비내리면’은 욕망으로 벗어나 투명하듯 스산한 내면의 발라드로 김현식의 생전 말투를 그대로 듣는 듯하다.
또 하나의 미발표작 ‘외로운 밤이면’은 그의 히트넘버 ‘비처럼 음악처럼’을 떠올리게 하는 슬로우 곡이며, ‘사랑의 불씨’와 ‘바시 처음이라오’, ‘이 바람속에서’ 및 김현식의 생전 애창곡 ‘Rain’(호세펠리치아노)도 리메이크 수록됐다.
나머지 12곡은 기존 김현식 음반에 수록됐었지만 죽음을 앞두고 병실과 자택에서 통기타를 치며 나이브하게 재녹음한 곡들로 새로운 감성을 느끼게 한다.
김현식이 병상 중 내놓은 갈라지고 탁한 생소리는 오히려 이 가을 좌절, 고독과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강력한 카타르시스 효과를 준다는 평이다. 생소리를 있는 그대로 스튜디오 작업을 한 관계로 잡음도 있고, 허스키하다 못해 쇳소리마저 들리지만 ‘처절한 영혼의 소리’라 볼 만 하다.
앨범을 제작한 김영은 “소울이 있는 진짜 생음악 김현식 시대를 다시 열고 싶었다. 김현식과 들국화 이후 서태지와아이들이 댄스음악 시대를 열었다면 이젠 김현식처럼 처절하리만큼 진정성 있는 노래가 한자리를 차지할 때가 됐다”며 “김현식의 영혼과 늘 대화를 나누는데, 올해는 꼭 내라는 메시지를 들어 지난 1년간 심혈을 기울인 작업을 거쳤다”고 밝혔다.
한편 김현식은 1980년대에 언더그라운드의 신화로 ‘넋두리’,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의 대표곡을 남기고, 1990년 11월 지병인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